매일신문

일측서 대행정부원장 입국허용

이등휘 대만총통의 방일문제로 한바탕 신경전을 벌였던 중국과 일본이 이번에는 서립덕 대만행정원부원장(부총리)등의 히로시마방문 결정으로 다시 대립,귀추가 주목되고 있다.오는 10월2일 개막될 히로시마 아시안게임 참석과 관련, 적극적 방일의사를보였던 이대만총통은 아시아 올림픽평의회(OCA)가 중국과 일본의 외교적 공세에 못이겨 "일본을 제외한 어느 나라의 정치인도 초청하지 않겠다"1고 초청을 취소하자 방일을 단념했다. 한때 '아시안게임 보이콧'까지 비쳤던 중국은일단 수그러들었고, 중-대 사이에서 눈치만 보던 일본도 일단락 됐다고 보고한숨을 내쉬었다.

그러나 일본이 이총통 방일이 무산된 대신 서부원장등 정치인 3명은 입국을허용하겠다고 대만과 중국 양측에 전달하면서 불씨가 재연됐다. 일본의 속셈은 '총통방일을 막았으니 부원장쯤은 괜찮겠지'하는 계산이 있었다고 볼수 있다. 중국의 강경입장도 배려하되 대만과의 실리적 관계, 특히 자민당등 연립여당내 친대만파 의원들의 압력도 고려한 결정이었다.

하지만 중국은 16일 외교부대변인이 반대입장을 밝힌데 이어, 이숙쟁당내외연락부장 등이 이날 북경을 방문한 자민당 오노(소야청자)국제국장등 일행에게 다시 일본의 결정을 비난하고 취소하라고 강하게 요구, "아시안게임 불참도 고려할것"1이라고 경고했다. 또 같은 날 중국의 언론들이 일제히 "중일관계를 해치는 중대한 문제로 저지돼야 한다"1고 강조하고 나왔다.중국은 최근 경제력을 배경으로한 국제사회에서의 대만측 외교공세가 심상치않자, '하나의 중국'정책이 크게 위협받고 있다고 판단, 제외국과 대만의 접촉을 최대한 저지하려 하고 있다. 미국이 대만우대 정책을 발표한데 이어, 일본도 '대만접근'을 노골화하고 있다고 본것이다. 더욱이 이번에 대만정치인들의 방일을 묵인할 경우 오는 11월의 인도네시아 APEC(아태경제협력각료회의)정상회의에 이은 내년 오사카(대판)정상회의에 이총통 출석문제가 대두되는등,'봇물'을 막을수 없다고 본 때문이라고 분석되고 있다.

일본은 그러나 무라야마(촌산부시)총리가 "서씨는 2002년 아시안게임 유치를위해 히로시마대회에 출석하려는 것이지 정치인은 아니며 정치색을 띤 것도아니다"1라고 입국허가를 철회할 생각이 없음을 분명히 하는등 '비정치성'과,'하나의 중국'을 해치는 게 아님을 강조하고 있다. 일본측은 중국이 이번에는 정식경로를 통해 항의하지않고 외교부대변인이 대만기자의 질문에 대답하는 형식과 방중단에게 언급한 것등을 볼때 강도가 그다지 강하지는 않다고 보고 관망하겠다는 태도다.

그렇지만 일본은 중국과 대만의 날카로운 외교대립에 끼어 당혹스런 입장을감추지 못하고 있다. 특히 아시안게임이 불과 보름앞으로 다가온 마당에 중국이 진짜 불참한다면 대회가 엉망이 될 것을 크게 우려하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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