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영국인들 "줄서기는 생활의 뿌리"

영국인들 스스로 생각하는 가장 큰 특징을 꼽으라면 {줄서기(Queuing)}라고서슴지 않는다.백화점, 우체국, 공중화장실 심지어 신문판매대에서까지 서 있는 줄, 비가아무리 쏟아져도 버스가 아무리 늦게와도 좀처럼 흐트러지지 않는 긴줄은 이나라 어디서나 볼수 있는 생활속의 풍경이다. 그러나 이러한 줄서기 문화도알고보면 {벌금이 무서워서}시작된 것.

최근 런던시청 교통국에서 버스정류장에서의 무질서한 행위에 대한 {벌금부과}를 폐지한다고 발표하면서 60년 전통의 줄서기문화역사가 드러난 것이다.1937년 당시만해도 대규모행사후에나 월급날 한잔씩 하고서 전차버스에 몰리는 대중들의 질서는 상당히 문란했었다고 한다.

거기다가 2차대전 발발전의 어수선한 사회분위기를 통제하고자 했던 의도로2파운드(2400원)벌금제도에 한몫했었다.

런던시청당국은 벌금제도를 폐지한다고 해서 줄서기가 무너지지는 않을 것이라고 철석같이 믿고있다.

시당국대변인은 "영국인들은 줄서기가 몸에 배어 있지만 문제는 외국여행자들"이라며 심심찮게 새치기하거나 버스노선을 점령해 서성대는 이방인들을 꼬집는다.

랭커셔대학의 사회심리학자 로빈 질모아교수는 줄서기문화에 대해 "사회 전체가 스스로 규정지어 놓은 영역을 넘지않기로 한 약속"이라며 무질서나 무정부상태를 방지하는 하나의 방법이라고 해석하기도 한다.

사실 줄서기를 어길경우 벌금이 있다는 것을 기억하고 있는 사람들은 거의없다.

경범죄 단속이 아예 자연스레 체질화된 것이다. 폐지발표가 있던 날 버스를기다리고 있던 아이비 뷰먼트할머니(72)는 "줄서기는 우리가 정말 잘하는 일중의 하나"라며 영국인들에게 거의 자동화되어 있어 벌금제의 존재는 사실상소용없는 것이었다고 한다.

어떤 경우라도 불평한마디 없이 참고 기다리는 줄서기를 은근히 즐기기까지하는 구세대들에 비해 신세대들은 지겹다고 불평하기도 한다. "버스가 제시간에 맞춰 오기만하면 긴줄이 무슨 필요가 있겠어요" 한 버스통근자의 줄서기촌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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