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곶엘 가더라도 좋은계절에 고즈넉한 산사를 찾는 기분은 상쾌하고 평화롭다.상주시 외곽에 있는 남장사(南長寺)는 대구에서 차로 넉넉히 2시간이면 갈 수 있어부담감도 적다.구안국도를 따라 대구시가지를 벗어나면 신선한 시골 공기가 느껴진다.옛날 우리의 선조들은 말을 달리며 산을 스쳐서 본다는 주마간산 (비록 이 말이 바쁘고 어수선하여 무슨 일을살펴볼 여가가 없이 지나쳐본다는 뜻으로 비유가 적절치 못한 면이 있지만) 이라는 말을 갖고 있었지만 현대인들은 이제 주차간산(走車看山)의 생활양식속에서 살고 있다.그러나 달리는 차 속도를 다소 낮추어 주변 풍광을 살펴보는 맛은 2시간후에 나타나는 남장사를 들러보는 맛 못지 않다.선산을지나는 국도길 양 옆으로 펼쳐지는 푸근한 산자락에는불그레하면서 노릇하게 든 단풍이 시야를 즐겁게 한다.바람이 세지 않을 정도로 차창을 조금만 열고 달리면 단풍으로 인해 더욱 싱그럽게 느껴지는 공기가 간지럽고 감미롭게 몸에 휘감겨온다.이 여행길에 요란한 음악을 배제하고 클래식 소품곡이나 발라드 계열의 은은한음악 테이프를 준비해 들으면서 간다면 가을 분위기에 제격인 여행 소품이 될 수도 있을 것이다.
상주시로 접어들면 상주시가지에서 충북 보은방면으로 가는 길이 나온다.직선으로 난 이길을 따라 5분쯤 달리면 오른쪽으로 연결되는 소로입구에 남장사 위치를 알리는 입석 이정표가 나온다.소로길 입구에서 남장사까지는 2km.길 주변의 마을 집집에는 큼지막한 감나무들이 탐스럽게 익은 감들을 달고 넉넉하게 서있다.
감을말려 곶감을 만드는 시설이 어촌의 건어장처럼 여기저기 설치돼 있는데 다음달쯤이면 감말리는 광경이 볼만할것이라는 주민들의 얘기다. 남장사 어귀에는 조선시대때 만들어진 돌장승이 여행객들을 반긴다.제주도의 돌하루방과 비슷한 느낌을 주는 이 돌장승은 1m80cm의 높이에 큼직한 눈망울,비뚤어진 코,성난 듯한 모습을 표현하려 굳게 다문 입이 오히려 친근감과 해학을 느끼게 한다.이 돌장승 주위에는 철제 울타리가 설치돼 있는데 돌장승의 투박스런 아름다움을 해치는 흉물같은 존재로 거부감을 준다.
남장사는 아담하고 편안한 절이다. 남장사 보광전에는 철로 만든 비로자나불의 자태가 눈길을 끈다.보물로 지정된 비로자나불의 뒤에는 나무로 조각된 후불탱화가 다른 절과는 다른 특징을 띠고 있다. 후불탱화는 조각과 회화의 아름다움을 동시에 느끼게 한다. 보광전옆에는스님들의 공부방이라 할 수 있는 교남강당이 있다.검은 색으로 치장된 이 건물은 절 규모에비해 크다는 느낌을 줄 정도로 넓다.
대구서 남장사 가는 길은 이른 오전에 출발하면 해지기전에 절을 둘러보고 올 수 있다.글:김지석기자
사진:김태형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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