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요일 마다 찾아가 함께 예배드리는 {예수병원} 나환자들과의 만남도 제법세월이 쌓여 친가족같다. 비록 외모는 일그러지고 많이 상해있어도, 세상의소망과 욕심을 다 끊어버린 그들의 영혼은 오히려 누구보다 더 순수하고 깨꿋하기에 그들을 위로하고 돌봐준다기 보다 그들을 통해 내 삶이 정화되고 자극제가 되고있다.이런 인연으로 안동의 나환자정착촌도 가끔 방문한다. 지난번 방문때 그들은아침부터 동구밖까지 나와 기다리다 친손녀가 찾아온듯 기뻐하면서 딱딱해진손으로 안아주며 반가워 했다. 함께 드리는 예배의 뜨거움은 물론 나맹할머니의 감동적인 열창과 손가락이 없는 손으로 부는 멋진 하모니카 연주는 누가 누구를 위문하고 있는지 구별할 수 없게했다. 모두들 꺼려하고 천하게 여기는 자신들을 방문해 줘서 너무 고맙고 기쁘다며 과분한 사랑을 쏟아부어주었다.
그러나 몸이 성하다는 것 외에 아무것도 아닌 내자신의 철저한 무능과 사랑받을 자격이 없음을 잘 알고 있기에 그들의 사랑은 부담으로 남아 오히려 나를 아프게 만든다.
오늘도, 나는 모순과 타협으로 뒤범벅된 이중성을 끊임없이 변명하려는 자신을 발견하면서, 낮은자를 위하여 자신의 생애를 불태운 시몬느 베이유와 자신의 소유물이라곤 입고 있는 수녀복과 나무십자가,성경책뿐이면서도 사랑으로헌신하고 있는 데레사수녀, 과거와의 단절을 위해 마지막 사슬과도 같은 주소록을 불태우고 사막으로 들어간 까를로 까레토수사의 용기와 아름다운 삶들이 부러워진다.
그러나 그들도 날마다 자신과의 싸움속에 살았으리란 자위를 하면서 사랑에빚진자로서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오직 사랑의 연습뿐이라는 생각을 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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