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컴퓨터 업계 양판점 "바람"

최근 대구의 컴퓨터유통업계에 대형양판점의 잇따른 등장에 따른 가격질서의 파괴와 치열한 서비스 경쟁 등 변화의 바람이 불고있다.컴퓨터유통점의 대형화 바람은 부산쪽에서 불어왔다.지난 6월 (주)하나컴퓨터랜드가 중구동인동에 1백50여평(매장) 규모의 양판점을 차린데 이어 최근 역시 부산의 (주)세진컴퓨터랜드가 수성구지산동에국내 최대급 규모 양판점을 열었다.

이들 양판점은 컴퓨터본체와 각종 주변기기는 물론 각종 소프트웨어 서적등컴퓨터에 관한 모든 것을 취급하는 컴퓨터백화점으로 전 제품을 소비자가보다 훨씬 싸게 판매하고있다.

하나컴퓨터랜드는 최근 자사에서 컴퓨터를 구입하거나 일정액의 회비를 낸고객을 위한 전용할인매장을 마련한다는 골드회원제를 운영하기로 했다. 유통마진을 거의 없애는 골드회원제는 덤핑에 가까운 가격파괴의 신호탄이라는게 업계의 반응이다.

지난 22일 문을 연 세진컴퓨터랜드 대구점은 규모면에서 다른 업체를 압도한다.

세진은 개점을 전후로 2백만장의 광고전단을 살포하고, 인기연예인 사인회를개최하는 등 그야말로 {시끌벅적한}대구 진출식을 가져 화제가 되기도했다.이 업체는 대형 유통점만이 가능한 신속한 애프터서비스, 무료교육장 개설등 토탈서비스 차별화를 추구, 대구의 컴퓨터잠재수요를 일궈낸다는 계획을내놓고 있다.

특히 이 업체의 무료교육장은 관심을 끈다. 교육용 컴퓨터기종을 모두 펜티엄으로 갖추고 무료교육센터 4개반(8백명)을 운용하고있는데 교육희망자가 폭주해 개점 당일 지원접수를 마감했을 정도다.

위 유통점은 적극적인 애프터서비스 전략을 구사한다는 점이 특기할만하다.기종과 판매처를 따지지않는 컴퓨터 무료병원을 운영하고있는데 애프터서비스에 대한 고객의 불안감을 불식시켜 장기적 판로를 개척하는 적극적인 마케팅 전략으로 평가되고있다.

컴퓨터유통점의 대형화는 일단 소비자의 입장에서 볼때 컴퓨터의 가격을 낮추고 서비스를 높인다는 점에서 긍정적인 평가를 받고있다. 그러나 업체간의과당경쟁에 따른 유통구조의 기형화와 영세 상가의 잇단 도산, 가격낮추기경쟁에 따른 부실제품 끼워팔기 등 부작용의 우려도 낳고있다. 또 현재의대형유통점이 벌이는 투자와 광고지출규모가 대구시장에 걸맞지 않은 {위험한}수위라는 조심스런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한편 {세진}과 {하나}의 물량공세로 위기의식이 팽배해지고 있는 교동상가일각에서는 이 기회를 교동의 경쟁력 강화의 계기로 삼아야 한다는 목소리가나오고있다.

실제로 교동에서는 지난 여름 비수기를 넘기지 못하고 상당수의 컴퓨터점이문을 닫았지만 반대로 두개의 대형양판점이 개점준비를 마쳤거나 개점을 준비중이다.

한 상인은 "교동에서도 이미 오래전부터 공동종합무료병원 개원등 활로 개척을 위한 서비스 개선 방안을 추진해왔으나 이해가 엇갈려 대형양판점에 선수를 놓쳤다"며 "잇따른 대형유통점의 등장으로 일부 영세상가는 도태되겠지만남은 업체들을 중심으로 공동책을 마련해야 할 시점"이라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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