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매일춘추-꿈속의 여인

사춘기의 처녀는 {꽃잎이 떨어지는 것만 보아도 얼굴을 붉힌다}는 표현이 있다. 한국 여성의 특징은 수줍어하며 자기 감정을 은근히 가슴속에 묻어두는데있다고들 흔히 말한다.점심 시간을 이용하여 인근 치과병원에 가는 길이었다. 병원 가까운 큰길 옆에 중학교 3학년쯤 되어 보이는 여학생 5-6명이 둘러앉아 열심히 구경하고 있는 광경에 호기심이 발동하여 넘어다 보았다. 스피츠 종류의 암수개 두 마리가 사랑놀이에 한창이었다. 성행위를 동물의 배설본능 충족행위 정도로 생각하며 진지하게 관찰하고 있는 소녀들을 보며 자신이 무안하여 급히 걸음을 재촉했다.

그 나이에는 수치심과 감상성(감상성)을 통하여 이성을 느끼기 시작한다는데...수치심과 수줍음을 상실해가는 탈여성화의 한면을 보면서 마치 고향의 산천이 개발이란 미명(미명) 아래 망가지고 허물어지고 오염되는 것과 같은 진한 아픔을 느꼈다.

여성의 변천사는 곧 인류의 모든 영광과 오욕을 상징하는 역사의 거울이기도하다. {야! 타!} 한마디에 자신을 던지고 불사를 수 있다는 것은 스스로 인간됨을 포기하는 행동이다.

절대적인 평등은 사랑이라고 할 수 있다. 여성은 여성으로서 소중하고 사랑받아야 할 존재가 되도록 스스로 가꾸고 다듬어가야 하지 않을까? 지난날 내마음의 여백에 진한 물감으로 색칠했던 수줍고 당차며, 미치지 못한듯 하면서 자신을 가꾸고 여미는데 사려가 깊었던 그 여인들은 이제 꿈속에서만 만날수 있을까?

여성다움의 내용도 시대에 따라 변하겠지만 수줍음과 수치심은 여성이기 이전에 인간으로서 가져야 하는 조건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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