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사설-위기에 선 군기

사격훈련중이던 사병이 총부리를 자신의 직속상관에게 겨냥해 난사한 정말상상도 할수 없는 사건이 일어났다. 생각지 못한 어처구니없는 대형참사가 자주 일어나고 있는 우리의 현실이긴 하지만 이같은 군기사고는 {다른 것은 다무너지더라도 너만은 굳건해야 한다}는 군에 대한 국민들의 기대가 한순간에무너지는 처참함과 이제는 어디 기댈곳이 없다는 허탈한 심정을 함께 안겨주었다.지난달 사병들의 {장교길들이기}에 항의하면서 장교2명이 무장탈영하는 사건이 발생해 엄청난 충격을 주고 군기의 재정비문제가 심각하게 제기됐다. 그동안 군은 창군이래 초유의 장교탈영이라는 불명예를 회복하기위한 방안을 다각도로 연구하면서 추진해 왔다. 기강해이가 갈데까지 갔다는 혹독한 질책을 받으면서 군기해이의 1차적 원인을 파악한뒤 지금 군기확립을 위한 2차개혁작업을 추진중이다.

지금 전군은 상명하복체제및 군기확립강조기간인데 군에서도 그 어느곳보다도 군기가 엄해야하는 사격훈련장에서 사병이 총부리를 상관에게 겨눈 것은어떤 변명도 허용될수 없는 충격적이고도 매우 부끄러운 사건이다. 군은 사건직후 총기를 난사하고 자살한 사병의 불우한 가정환경을 사건원인으로 흘리면서 군에 집중될 따가운 여론의 눈총을 피해보려하는 것같다.이번 사건은 원인이야 어디에 있건간에 우리군의 기강이 최악의 상태에 왔다는 위기의식을 모두가 뼈아프게 느끼고 위기를 벗어날 수 있는 처방을 마련하는데 힘을 모아야할 때다. 지난번 장교탈영사건때와 마찬가지로 이번 사건도사병과 장교간에 가로놓인 실체를 확실히 알수없는 두꺼운 벽때문에 일어났다고 보는 것이 가장 설득력있는 분석같다. 이제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벽의실체를 파악하고 허무는 일이다.

장교탈영사건후 군은 기강확립을 세우고 있다지만 그 방법이 또 문제가 있는것이 아닌가하는 의구심을 이번 사건을 계기로 갖게된다. 장교길들이기를 뿌리뽑는 차원에서 사병길들이기식의 군기확립이 몰고온 역부작용이 바로 이번사건의 원인이라고 지적하면서 군기확립의 방법에 대한 전면적 재검토가 필요하다고 지적하는 소리가 높다. 양면을 보지않고 한 면만 보면서 대책을 세울경우 부작용은 불거지게 마련이다.

이제 군은 지금의 상황에서 더 이상 방황해서는 안된다. 사건.사고가 발생할때마다 지휘관문책으로 사태를 미봉적으로 매듭짓는 일은 이제는 정말 안된다.모든 조직이 존립할수있는 근본은 조직원들의 상.하를 비롯한 서로의 인간적 신뢰에 있다. 군도 이같은 근본정신을 바탕으로 군기를 확립해야한다. 상.하가 어느 일방이 길들이기식으로는 기강이 서지않는다. 군대도 인간성회복운동이 우선 돼야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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