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스포츠화재-낮엔 행상...밤엔 복싱 관장

[야, 치고 빠져] [쭉쭉 뻗어쳐]대구시 북구 비산2동 북비산로터리부근의 조금은 낡은 듯한 4층건물의 꼭대기층.

낮에는 행상을 하고, 밤이면 복싱인으로 변신하는 세광체육관 관장 박병광씨(48)의 땀내음나는 삶터이다.

박씨의 평소 직업은 가방에 녹음기, 카메라등을 넣고 이곳 저곳을 돌아다니며 판매하는 속칭 {가방장사}.

그러나 박씨는 매일 오후6시가 되면 가방을 던져버리고 매서운 눈빛의 복싱지도자로 돌변한다.

박씨가 지난 20여년동안 단 하루도 거르지않고 해온 일이다. 자신이 못다이룬 복싱의 꿈을 후배들이 대신해 줄수 있다는 믿음때문에 고생을 마다않고 지내온 세월이었다.

박관장은 어떤때는 배가 고파 링에서 제대로 싸워보지 못하고 쓰러진적도 있다고 했다. 그러한 자신의 성장배경때문인지 박씨는 아이들을 가르칠수 있는밤이 기다려진다고 한다.

그러나 박씨의 주변여건은 무척이나 어렵다.

복싱을 기피하는 풍토탓에 관원이 10명 남짓이어서 체육관 운영은 힘들기 짝이 없다. 한사람당 월 3만원씩의 회비를 받아서는 매달 30만-40만원의 적자를메울수 없어 자신의 돈을 털어 운영비에 충당하고 있다.

독지가들의 후원으로 근근이 버틸 수 있었지만 요즘은 그것마저 시원치 않다는 것이다. 이달들어 건물을 당장 비워달라는 집주인의 요구에 체육관을 옮길장소도, 임대료도 변변치 않아 박씨의 고민을 더해주고 있다.박관장은 복싱입문 8개월만에 전국대회에 입상한 여주현(죽전중 3년)에게 미트를 들이대며 [좀더 빠르게 쳐]하고 소리를 지르는 것으로 이러한 고민들을깨끗이 잊을 수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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