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매일춘추-장한 젊은이들

오랜만에 사람을 만나면 누구나 반갑다. 얼마전 서울 을지로 입구 지하도를 지나던 때였다. 7-8년전, 서울 ㅎ대학교수 당시의 으뜸가던 제자를 만난 것이다.영어교육을 전공하던 그 학생은 이제 어엿한 신사차림의 말쑥한 청년이 아닌가.[아… 자네… 이거 정말 오랜만이군][저 지금 은행에 있습니다. 벌써 6년 됐습니다]

[오… 장하네!]

그러는 순간, 반가웁기 그지없으면서도 내 말과 생각은 따로 흐르기 시작하였다. 영어교육을 전공한 으뜸이던 학생이 시중 은행에 자리잡은 것이 과연 진정으로 장한 일이던가. 사람이, 특히 젊은이라면 분야를 바꾸는 것이 본인에게 더욱 좋을 수도 있다. 그러나 다른 분야의 전문 교육을 받지않고도 자리를 잡고 "출세"할 수 있다는 우리 풍토에 신경이 쓰인다.

가끔 저희 대학교에 들어오기를 원하는 미국인 영어강사 지망생들의 이력서중에는 여러번 전공이 다른 대학원 교육을 바꾸어 받은 예들이 눈에 뜨인다.정리된 선진국에서는 대학은 분야별 전문교육을 실시하고, 사회 각분야는 우선동일분야의 전공자를 찾아서 채용한다.

마치 거대한 기계와 같은 국가사회의 작동이 성능발휘를 제대로 하려면 요소요소에 필요한 부품을 맞추어 놓아야하는 것처럼, 교육과 사회활동이 바로 맞물려야 하지않을까.

입시철, 전공과목의 선택에서부터 학업의 내용과 졸업후의 진출이 "선교육, 후활용"의 풍토로 자리잡히고 유망한 청년들이 앞뒤가 맞는 인생길을 일관성있게진행해 나갈 수 있게 될때 비로소 좋은 나라가 되지 않을까. 진정으로 "장한 젊은이"들은 그런 나라에서만 기대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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