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김대통령 새 대북정책 선언 의미

북한핵문제라는 최대 이슈에 걸려 그동안 경색과 답보상태를 벗어나지 못했던 남북한관계가 새로운 국면에 접어들고 있다.미.북 제네바핵협상 타결을 계기로 김영삼대통령이 7일 남북경제협력의 단계적 완화를 포함, 대북정책의 일대 전환을 의미하는 남북관계의 기본원칙을 새롭게 천명했기 때문이다.

김대통령은 이날 오후 여의도 63빌딩에서 열린 아태경제협력체(APEC) 정상회담환송을 위한 경제인모임에서 대북정책방향과 남북관계의 기본원칙을 천명,*광복 50주년을 계기로한 {민족발전공동계획}의 적극 추진 *남북경제협력사업의 활성화 *APEC등 지역및 국제공동체등에 북한의 참여 권장및 지원방침을공식 선언했다.

김대통령 연설은 비록 {내실과 실질을 추구해야}라는 제목으로 APEC 정상외교의 목표와 의의및 국정전반에 대한 내용을 담고 있지만 대북정책방향과 남북관계부분이 3분의1을 차지하고 있어 사실상 새로운 대북정책선언으로 봐도될 것같다.

김대통령은 "그동안 남북관계는 핵문제에 얽매여 여러가지 어려운 국면을겪어온 것이 사실"이라고 전제, "그러나 우리는 남북간에 경제협력을 진지하게 검토하고 진전시켜 나갈 시점에 이르렀다"며 "앞으로 남북관계는 창조적이고 실질적인 협력관계로 접근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를위해 남북이 상부상조의 정신아래 당국간 협의를 거쳐 경제협력의 기본틀을 마련하고 북한의 APEC 참여를 적극 지원하는 한편 남북경제협력의 물꼬를 이산가족문제해결과 사회.문화분야의 교류협력으로 연결시켜 평화통일의길을 열어나가자는게 김대통령이 밝힌 이날 연설의 요지이다.그래야만 아.태시대에 걸맞는 우리민족의 위상을 찾을 수 있으며 남북이 협력하는 한반도가 아.태시대를 주도하는 중심지역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김대통령의 이번 연설은 무엇보다 북.미 핵협상 타결을 계기로 앞으로 전개될 한반도를 둘러싼 주변정세의 역동적인 변화에 적극 대처하고 남북관계를{창조적이고 실질적인 협력관계}로 진전시켜 나가기 위한 정책추진방향을 제시했다는데 의미가 있다.

이에 따라 우리 정부는 새로운 상황에 능동적으로 대처, 적극적인 대북정책을 추진해 주변정세의 변화와 남북관계의 개선을 조화시킴으로써 평화와 통일의 기반을 강화하도록 추진하려는 것이라고 정부 당국자들은 강조했다.정부는 또 미래지향적인 정책방향에 맞춰 적극적으로 남북관계개선을 추진함으로써 대화를 통한 북한의 태도변화를 유도하고 궁극적으로는 남북기본합의서 이행체제로 남북관계를 유도해 실질적인 화해와 협력단계로 진입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할 것이라는 설명이다.

정부는 그동안 7천만 민족의 생존문제와 직결돼있는 북한핵문제의 해결없이는 실질적인 남북관계의 진전이 있을 수 없다는 인식아래 핵.경협 연계정책을 견지해왔다.

지난해 6월22일 통일안보관계장관회의에서 김대통령은 "북한핵문제의 돌파구가 마련되지 않는한 남북경협은 있을 수 없다"며 핵.경협 연계방침을 분명히한 바 있다.

김대통령은 그러나 미.북핵협상 타결을 계기로 북한핵문제의 돌파구가 마련됐다고 보고 이날 연설을 통해 그같은 핵.경협 연계방침을 수정한 것이다.김대통령이 연설에서 남북간 창조적이고 실질적인 협력관계에 언급하면서"저는 이러한 여건조성을 위하여 우리 기업인들의 방북허용등 남북경제협력사업을 활성화하는 단계적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선언했다.

이는 북한핵문제의 타결과 남북경협재개를 하나의 연계고리로 견지해온 기존의 정부방침을 수정한 것으로 북한권력교체와 미.북회담 타결을 계기로 남북관계를 적극적 그리고 주도적으로 풀어가겠다는 김대통령의 의지를 반영한것으로 해석된다.

김대통령이 핵.경협의 연결고리를 푼 것은 다름아니라 미.북협상 타결로 북한핵문제의 돌파구가 열렸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라는 게 청와대 고위당국자의설명이다.

정부가 남북통일의 길을 닦고 아.태시대의 주역으로 부상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한반도가 안정된 상태에서 우선 남북이 초보적인 경제협력부터 단계적으로 실현해 나가야 한다는 것.

정부가 대북경협을 단계적으로 완화하겠다고 선언함에 따라 이달부터 우리기업인들의 방북신청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우리의 이같은 대북경협제의에 대해 북한은 {고맙다고 하지도 않겠지만 거부도 않을 것}이며 일단 자신들의 체제유지에 유리한 기업만 수용하려 할 것으로 통일원측은 내다봤다.

그러나 북한은 최근 {사회주의는 과학이다}라는 제목의 김정일 논문을 통해김일성보다 교조적인 경향을 보이고 있는데다 폐쇄적인 북한체제의 특성으로 북한정권내 돌출변수가 많다는 점에서 우리측 제의에 대한 북한의 대응이주목된다.

김대통령의 이번 선언으로 실질적인 남북협력시대를 맞이하기 위한 {공}이이제 북한측에 넘어간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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