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중간선거는 예고된대로 공화당이 압승하고 클린턴대통령이 이끄는 민주당이 참패했다. 공화당이 집권 민주당을 따돌리고 상하양원에서 과반수 의석을 차지함은 물론, 주지사선거에서도 31대18로 압승한 것은 지난 46년 트루먼대통령때 기록했던 민주당 대패의 기록을 재현한 것으로 실로 40년만의 일이다.집권 민주당의 클린턴대통령은 중간선거를 겨냥하여 {강력한 대통령상}을 국민들에게 심어주기 위해 중동지역의 평화와 아이티 군사정권 축출등 괄목할만한 외교업적을 쌓아 올려 돌아서는 민심을 붙잡는듯 했다. 그러나 클린턴의성희롱 스캔들과 정치자금 비리의 충격은 다수 대중의 마음을 결국 돌아서게했으며, 북한 핵해결에 있어서 미지근한 태도는 공화당 보수파 의원들의 심사를 불편케 만들었고 또 중국.소말리아.쿠바에서의 연이은 외교적 실책이 표를 갉아먹히는 요인이 되고 말았다.
미국 국민들은 한마디로 클린턴대통령을 신뢰하지 않는다. 대통령으로서 지도력이 부족하다고 믿고 있다. 돈과 여자에 정직하지 못하며 도덕성이 결여되어 있다는데 인식을 같이하는듯 하다. 정치분석가들은 이번 민주당의 참패원인을 현역의원들에 대한 반감, 클린턴에 대한 반감이 합동으로 작용하여 분노에 가까운 반감의 표적이 되었다고 한다. 오죽했으면, 민주당 후보들까지 대통령을 옹호하기보다는 "나는 그와 다르다"며 차별성을 부각시키기에 바빴다고 한다.
이번 민주당 참패의 파고와 여파는 매우 높고 크다. 단순하게 끝날 일이 아니다. 우선 클린턴 자신은 96년 재선전략에 차질이 빚어질것이며 그가 추진하는 의료보험법.범죄방지법등 재선을 향한 야심적 법안이 의회에서 강력한 방해를 받게 될것이다. 게다가 클린턴행정부가 외교적 승리라고 주장하는 북한핵문제에 대해서 공화당 보수파 의원들은 오래전부터 불만을 표시해왔다.클린턴행정부는 제네바회담을 마치면서 핵투명성 보장문제를 5년이상 뒤로미뤄 두었지만 공화당의 강경파들은 이에 반대해 왔다. 따라서 북한의 핵문제를 비롯하여 미국의 대외정책은 당초 의지와는 다른 방향으로 선회할지도 모르고 때론 입안된 계획이 다수의 힘에 의해 폐기처분될지도 모른다.공화당 의원들의 상당수가 여태까지 북한을 불신해 왔고 {당근}이 아닌 {채찍}만이 북한을 개방과 개혁으로 내몰수 있다고 생각하고 있다. 때문에 다수의석을 확보한 공화당은 북.미합의 이행문제를 검증함에 있어 문제를 보다어렵게 끌고 갈지도 모른다.
어쩌면 미국의 여소야대현상은 한반도문제를 지금까지 추진해온 클린턴행정부의 목표와는 전혀 다른 방향으로 치닫게 할지도 모른다. 이럴 때일수록 우리 정부 관계자들은 신중하게 대처할수 있는 능력을 가져야 할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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