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바둑산책-오송생의 한국생활

중국인 객원기사 오송생(오송생)9단은 내일모레면 나이 쉰인데도 여전히 청년의 열정을 간직하고 있는 프로기사다. 고국인 중국을 떠나왔고 이민을 갔던 호주에서도 떠나와 홀로 자취를 하고 있지만(부인과 아이들은 호주에 있다) 구김살이라곤 찾아볼 수가 없다. 바둑에 대한 그 청년적인 열정, 자신의 인생에 대한 구김살없는 그 확신은 옆에서 보기에도 흐뭇하다. 한국 바둑을 위해 무언가일조라도 해야겠다는 오9단의 마음 씀씀이는 고맙기조차하다. 오9단은 늘 한국기원과 한국바둑계와 한국의 바둑인들에게 감사하는 마음을 갖고있다. 기회만있으면 어떤 식으로든지 보답을하려고 한다. 오9단은 중국어 외에 일본 한국영어등 4개국어를 구사한다 그와 대화를 하는것은 그래서묘미가 있기도 하고 정신이 없기도 하다.가령 복기라도 할 때면 '지금이 찬스였어. 백이 여기서 아타리하고 이렇게 딩다본 후 나라비 했으면 백 유리, 흑 돈없어서 백 하오, 하오, 백이 딩다볼 때흑 안받으면 뚜루뚜루 흑 아웃. 흑 코넥트 해야 돼…' 하는 식이다. 암호를 해독하는 듯한 재미가 있다. '찬스' '코넥트(연결하다)'와 '아웃'은 영어, '아타리(단수)'와 '나라비(나란히 서는것, 쌍점하는것)'는 일본어, '하오, 하오(좋다)'는 중국어이다. 그밖에 '딩다본'은 '들여다본다'는 말이고 '뚜루뚜루'는뚫는다는 뜻. '돈 없어'는 오9단이 구사하는 4개국어 가운되족琯湧?실리라는 말 대신 '현찰'이라는 단어를 쓰곤한다. 실리부족, 집부족 등을 현찰이 없다라고 하는 식이다. '현찰'이란 말을 몰랐던 오9단이 어느날 기사실에서 동료에게 넌지시 현찰이 무엇이냐고 물었다. 동료는 무심코 돈이라고 가르쳐 주었다. 오9단은 '아, 현찰이 돈이라는 뜻이구나'하고 고개를끄덕였다. 그후 오9단은 다른 기사들이 복기를 하면서 '백 현찰 부족'하면'백이 돈이 없다좦로 풀어서 알아듣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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