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뉴질랜드 명물 "윈 트리 힐" 소나무

뉴질랜드 관광명소의 한곳이자, 가장 잘 알려진 오클랜드 상징물의 하나인 '원트리 힐'의 소나무를 어떠면 다시는 보지 못하게 될 것같다.지난달 28일 새벽, 오클랜드 북쪽 노스랜드출신으로 현재 무직인 올해 36세의마이클 존 스미스란 사람이 높이 25m, 수령 1백15년의 이 한그루 소나무(원 트리)를 전기톱으로 절단하려는 사건이 발생했기 때문이다.스미스씨는 소나무의 완전 절단에는 실패했다. 그러나 전기톱날에 밑부분의절반쯤이 손상된 소나무는 오클랜드시 당국의 긴급 응급처치에도 불구, 회생이불투명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그런데 스미스씨는 범행동기를 '원주민인 마오리인들에 대한 불평등 처우를항의하기 위해서'라고 밝힘으로써 사건을 보다 복잡한 양상으로 몰고가고 있다.1백85m의 이 원 트리 힐은 원래 가장 큰 마오리족의 '파'가 있던 곳이다. '파'란 일종의 요새인데 원 트리 힐에 있는 '파'는 1860년 영국군과의 12년전쟁 당시 마오리족 용장이 끝까지 항전하던 유서깊은 장소.

바로 이 자리에다 영국은 20여m나 되는 오클랜드시 창시자 로건캠벨의 기념비를 세웠다. 우리식으로 해석하자면 일종의 '기'를 제압하는 것.이때부터 이 원 트리 힐은 파케하(이방인이란 뜻의 백인을 지칭한는 마오리어)와 마오리간의 보이지 않는 갈등의 현장이 되어왔다. 왜냐하면 파케하에게는승리와 지배의 의미로, 마오리에게는 패배와 굴욕의 의미로 각각 받아들여졌기때문이다.

사실 원 트리 힐은 원래 '투 트리 힐'이었다. 한 그루가 아닌 두 그루의 소나무가 있었던 것. 그러다가 1962년8월, 지반이 약한 당시 수령 약80년쯤된 한그루의 소나무를 베어냄으로써 오늘날의 원 트리 힐이 되었다.그런데 이 한그루의 소나무와 켐벨 기념비는 묘한 조화를 이뤄 원 트리 힐은연일 관광객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등 많은 사람들로부터 매우 큰 사랑을 받아왔다.

한편 스미스씨의 이번 범행이 정말로 의협심에 불탄 정의로운 행동이었는지는좀더 지켜볼 일이다. 왜냐하면 사건 다음날 스미스씨는 자신이 절단하려 했던소나무 바로 아래쪽에 새로운 작은 소나무 묘목을 심는 이율배반적인 행동을보여주었기 때문이다.

현재 스미스씨는 시가 5만달러 상당의 소나무를 고의로 훼손한 혐의로 법원에기소되어 오클랜드 지방법원의 심리를 받고있다.

시 당국은 소나무 뿌리에 보호대를 씌우고 긴급 급수를 실시해 응급처치를 했지만 상태가 나빠지면 나무 윗부분의 일부를 잘라 손상부위에 접목을 시도할계획이라고 밝히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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