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미 흑인 로맨틱영화 선풍

최근 미국에서는 흑인들의 로맨스를 다룬 '제이슨의 서정시'라는 영화가 흥행에 큰 성공을 거둬 화제가 되고있다.1주일에 5백만달러의 입장료수입을 올리며 관객동원 3위를 기록하고 있는 이영화는 폭력과 마약등 미국 흑인사회의 비극에 대한 묘사도 포함되어 있지만전체 줄거리는 흑인들의 로맨스. 로맨스 영화자체가 새로운 것은 아니지만 이작품은 미국영화에서는 드물게 흑인들의 실생활을 사실적으로 그렸다는 면에서그 가치를 높이 평가받고 있다.

'시애틀의 잠 못 이루는 밤', '보디가드', '귀여운 여인'등 로맨스영화는 미국인들이 꾸준히 선호하는 장르. 하지만 우리나라 관객들과 마찬가지로 미국인들도 아직까지 흑인들이 살인자나 익살스러운 인물로 등장하는데만 익숙해져있다.

에디 머피의 '부메랑'을 비롯해 스파이크 리 감독의 '정글 피버', '모 베터블루스'와 휘트니 휴스턴이 출연한 '보디가드'등 흑인들이 등장하는 영화는 상당수에 달한다.

하지만 흥행에 성공한 '보디가드'와 '펠리컨 브리프'에서조차 백인인 케빈코스트너와 흑인 휘트니 휴스턴간의 사랑장면이나 흑인 덴젤 워싱턴과 백인인줄리아 로버츠간의 이성적 호감이 상당히 어색하게 그려져 있다.이런 것은 흑인들의 로맨스는 고사하고 흑인들의 생활을 친밀하면서도 역동적으로 다룬 영화가 거의 없기 때문이다.

이런 현실은 제작자들에게 흑인들의 로맨틱한 장면을 흥행에 불안요소로 생각하게 만들어 흑인영화를 제작하지 않게 만드는 악순환을 낳고 있다. 이런 면에서 '제이슨의 서정시' 제작자 더그 맥헨리는 흑인이 '마약과 폭력 영화의 주인공'이라는 고정관념을 깼다는 평가를 받고있다.

그러나 '흑인중산층은 영화를 보지 않으며 젊은이들은 흑인영화=마약과 갱영화라고 믿으며 즐긴다'는 생각이 이제 더이상 미국의 이방인이 아닌 흑인들의진솔한 일상을 다룬 가치있는 영화들의 제작을 여전히 가로막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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