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여야-무릎 맞대기 힘들다

김영삼대통령의 귀국으로 {12.12정국}이 새로운 국면을 맞이하고 있는 가운데 난국의 해법으로 등장한 여야영수회담의 성사가 여전히 불투명한 시계를보이고 있다.여야는 겉으로는 여야영수회담의 추진과 여기서의 극적타결을 기대하는 눈치나 속으로는 {12.12타결}이 풀기 힘든 난제라는 점을 서로 인식하면서 여당은단독국회, 야당은 대규모장외투쟁등으로 제갈길로 가는 명분축적의 낌새까지드러내고 있다. 특히 20일저녁 서청원정무장관과 강창성의원간에 이뤄진 여야영수회담준비협의는 사실상 성과없이 끝나 이번주 정국의 기상도를 여전히어둡게 하고 있다.

*민자당*

주말접촉에서도 경색정국 풀기에 아무런 성과를 못거둔 민자당은 영수회담도성사자체가 불투명해지자 단독국회 강행의 {진퇴}를 놓고 고민하고 있다.현상태대로라면 여야간에 꼬인 정국을 풀수 있는 열쇠가 아무것도 없는데다그렇다고 소속의원들의 강력한 단독국회 강행요구를 언제까지 무마할수도 없는 형편이다.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있다.

민자당은 거의 개최가 기정사실돼 온 영수회담을 열지도 못하고 단독국회를강행할 경우 여론의 지탄을 우려하고 있다. 여당이 국회정상화에 최선을 다하지 않는다는 비난이 그것이다.

민자당은 지금까지 민주당의 변화가 거의 없었다고 보고 있다. 12.12관련자기소유예 철회주장에서 한발짝도 물러설 기미를 보이지 않았다는 뜻이다. 또한 일부에서 제기되고 있는 대안, 즉 서훈박탈, 검찰총장사퇴, 국회특위구성,관련의원 축출등의 조건도 민자당으로서는 받아들일게 별로 없다. 실제로민주당의 태도변화가 있기만을 바라고 있다.

민자당이 안고 있는 또 하나의 고민은 영수회담에서 나올게 없다는 자체 판단때문이다. 이제까지 4차례의 영수회담이후 정국이 급속하게 경색됐던 전례로 비추어 볼때 영수회담이 열리더라도 오히려 민주당의 강공에 불을 붙여주는 계기가 될 것을 우려하고 있다.

민자당은 결국, 일부의원들의 "현 상황을 풀어나갈 사람은 대통령밖에 없다"는 지적처럼 아무런 방침을 정하지 못한채 대통령이 나서서 해결해주기를 바라고 있을 뿐이다. {공}은 김영삼대통령의 결단에 따라 움직일 전망이다. 따라서 {단독강행이냐, 아니면 더 기다리느냐}는 국회운영에 대한 대강의 가닥은 22일 김대통령과 김종비대표간의 앞당겨진 주례회동에서 잡힐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

민주당의 이기택대표는 20일 오후8시쯤 여야영수회담을 위한 협상이 결렬되었다는 소식을 전해듣고 "영수회담에 대해 별로 기대하지 않았다"며다소 담담하게 받아들이면서도 "정국경색을 풀 열쇠를 가진 사람은 대통령뿐"이라며 여전히 결연한 의지를 내보였다. 알맹이가 없는 여야영수회담은 의미가 없다는입장을 재차 강조한 셈이다.

이처럼 민주당의 투쟁을 진두지휘하고 있는 이대표는 아직 요지부동의 자세를 견지하고 있다. 그가 21일 대통령의 정상외교설명오찬에도 불참키로 한 것은 이미 확인된 내용이다.

민주당은 일단 이번주에도 여야영수회담을 위한 막후접촉을 계속해 나가지만소기의 성과가 없을 경우 재야와 연대해 대규모장외투쟁을 강행하겠다는 복안을 마련하고 있는것으로 알려졌다.

물론 민주당도 여야영수회담에 대한 미련이 적잖은 것으로 보인다. 국회공전에 대한 국민적인 비판도 비등하고 있는 상태에서 마냥 국회밖에서 맴돌수만은 없는 형편이다. 여야영수회담이 {12.12정국}의 가장 큰 해법이라는 사실을알고있기 때문이다.

민주당은 공을 저쪽으로 넘긴만큼 기다린다는 심정이다. 이대표도 20일 "좀더 시간이 필요한것 같다"면서 "무작정 기다릴수 없으니 며칠만 더 지켜보겠다"고 언급, 24일쯤이 고비가 될것으로 시사했다. 때문에 정가는 이번주 중반까지는 소강국면으로 관측하고 있다.

이대표는 21일오전 박상천의원등 당내율사들을 불러 12.12사건관련자 기소유예결정에 대한 법률적검토를 한것으로 알려져 눈길을 모으고 있다. 그는 20일"법적으로는 고발인들의 헌법재판소소원신청과 함께 재판부에 대한 재정신청방안도 가능하다"고 말했다.

민주당은 21일 최고위원회를 열어 기존당론을 재확인하고 지금까지의 각지구당별설명회, 각계지도자와의 공동기자회견, 여야영수회담접촉결과를 분석하고향후투쟁방향을 논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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