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합격떡·엿'옛말 '포크'선물유행

대학 입시생들의 수험과 관련한 징크스가 달라지고있다.엿이나 찹쌀떡을 수험장 정문에 붙이거나 먹는 것은 이제 옛말이다. 엿과 찹쌀떡은 일부 수험생들에게 불길한 물건으로 기피되고있다. "엿먹어라" "떡됐다"는 나쁜 뉘앙스를 가졌다는 것이 그 이유다.

입시생들 사이에는 대신 '포크'가 합격의 행운을 주는 물건으로 떠오르고있다. 포크로 찍듯이 정답을 '찍을'수 있다는 요행심리 때문이다.수험 1백일 전 마시는 1백일주는 기본이다. 수험 94일 전의 '구사일생주',78일전의 '칠전팔기주'를 마시는 풍속이 한창이며 술에 일찍 눈을 뜬 일부 입시생은 '구세주'라 하여 매일 술을 마신다.

이처럼 술이 합격의 징후가 되고있는 것은 "술을 마시면 문제가 술술 풀린다"는 근거없는 믿음 때문. 진학지도교사들은 이에대해 "술이 입시에서 오는압박감의 탈출구로 무의식 중에 인식되기 때문"이라 지적하고있다.이밖에 77일전에 선배와 뽀뽀를 하면 합격한다는 '키스데이'란 야릇한 습속이 주로 여학생들 사이에서 유행하고있다.

남학생의 경우 여학생의 방석을 구해 시험당일 깔고앉아 시험을 치면 합격한다는 소문도 있다. 실제로 대구 모 여고에서는 남학생이 여학생의 방석을 훔치려다 적발된 사례가 지난해 이후 몇차례나 된다고 이 학교 교사는 말했다.수험생들에게는 영화도 징크스의 대상이다. 일부 입시생들은 올여름 크게 히트한 미국영화 '스피드'와 '트루라이즈'를 본 사람은 떨어진다고 믿고있다.추락하는 장면이 많다는 것이다. 한국영화 '태백산맥'은 김일성 사망을 예언했다는 육관도사가 이 영화를 보면 합격한다고 말했다는 터무니 없는 소문때문에 수험생들 사이에서 한때 관람 붐이 일기도 했다.

이밖에도 시험당일 파뿌리를 먹으면 정신이 맑아진다는 것을 비롯해 시루에서 처음 솎아낸 콩나물을 먹으면 턱걸이로 합격한다는 미신도 퍼지고있다.이처럼 입시생들 사이에 근거없는 징크스가 급속도로 번지는 것에 대해 교사등 입시관계자들은 "한 학생이 장난삼아 이야기한 것이 급속히 전파되고 있다"며 "지푸라기라도 잡고싶은 학생들의 합격에 대한 강박관념이 반영된 것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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