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아빠엄마일기-신문배달을 하며

여섯살바기 딸애는 학원으로, 다섯살바기 아들애는 놀이방으로 보내고 빨래랑 청소를 하고나면 오전시간이 눈깜박할 사이에 지나간다. 정오가 지나면신문배달 나갈 생각에 마음이 더욱 바빠진다.부업삼아 신문배달을 시작한 것이 벌써 6개월여. 그전엔 늦게 먹던 점심도신문배달을 하기 시작하면서 제시간에 챙겨 먹고, 신문을 기다리는 독자들을생각하며 지국으로 가는 자전거의 페달을 힘껏 밟는다.

오늘따라 단비가 내린다. 비가 오는 날이면 일손이 더욱 많아진다. 신문 한부한부를 일일이 비닐옷으로 입혀야하니까. 내가 단순히 독자로만 있었을땐아무 생각없이 신문을 받았지만 반대의 입장이 돼보니 여러사람들의 보이지않는 노력이 합쳐져서 가정까지 배달이 된다는 걸 알고 신문한부가 그만큼소중하게 느껴진다. 때로 늦게 배달되거나 할땐 독자들의 항의가 따르지만지난 여름같이 더운 날엔 수고한다는 격려와 시원한 물 한잔을 권하는 인정많은 독자들도 있어 일의 보람을 느끼게 한다.

친구들은 "까짓 얼마 받는다고 신문배달을 하느냐, 그만두라"는 말들을 한다. 비록 박봉이지만 하루 한두시간의 일로 두 아이의 학원비나 놀이방 비용을 내 힘으로 벌어 댄다는 점이 가슴 뿌듯하고 하루하루를 부지런히 살수 있다는 점이 즐겁다.

"엄마, 주물러 드릴게요"하며 두아이가 고사리손으로 내 팔다리를 주무를땐가슴가득 행복감을 느끼기도 한다. 근검절약을 익혀주기 위해 마련한 두 아이의 통장에 신문배달하면서 모은 빈병을 판 잔돈푼을 넣어주면 그렇게 좋아할 수가 없다. 아직은 어려서 모르겠지만 저들이 자라면 절로 근검절약이 몸에 배겠지하는 기대감을 가져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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