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비주류 반기 동교동 제동

그동안 12.12 군사반란자 기소유예 철회를 위해 일사불란한 대여강경투쟁을벌여왔던 민주당의 대오가 서서히 허물어질 조짐을 보이고 있다.여권의 단독국회 강행방침에 대한 대응전략을 논의하기 위해 22일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일부 최고위원들이 국회등원 주장을 제기하면서 원내투쟁 병행론을 들고 나옴으로써 당내 주류.비주류간 갈등이 증폭될 양상이 나타나기 시작한 것이다.민주당은 비록 이날 오후 최고위원회의를 다시 열어 이같은 {적전분열} 양상을 황급히 덮어버리긴 했으나 여전히 대여투쟁 전략을 둘러싸고 당내 마찰과불협화의 불씨는 그대로 내연하고 있다는 분석들이다.

0---그동안 이기택대표가 주도해온 12.12 강경투쟁은 이날 회의를 고비로 일단제동이 걸리게 됐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당내 비주류측의 반발은 예상됐다손 치더라도 동교동계의 권노갑최고위원 마저 강경투쟁에 이의를 제기함으로써 주류내 자중지난까지 초래됐기 때문.특히 동교동계 좌장격인 권최고위원이 [원내외 병행투쟁을 해야 한다]며 한때 이대표의 발목을 걸고 나선데 대해 이런저런 추측이 무성해지고 있다.그동안 권최고의 행보는 곧바로 김대중 아태재단이사장의 흉중을 반영해 왔다는 점에서 이날 발언은 더욱 의미심장하게 받아들여진게 사실.권최고는 이에 앞서 전날 여야영수회담 결렬이후의 대처방안을 논의하기위한 최고위원회의에서도 평소와 달리 일체 발언을 하지않아 {뭔가 심상찮다}는 추측이 이미 한차례 나돈 상태였다.

이와 관련, 당주변에서는 오는 12월1, 2일 열리는 아태민주지도자회의 개최준비에 여념이 없는 김이사장의 입장을 감안해 원내복귀론을 선창하고 나선게아니냐는 시각이 분분하다.

그러나 김이사장이 최근 한 잡지와 인터뷰에서 검찰의 기소유예를 잘못된 것이라고 비판했고 권최고가 개인적으로 12.12의 주역인 전두환전대통령과 사돈관계라는 {사연}때문에 나온 독자행동이라는 풀이도 나오고 있다.또한 최근의 강경투쟁과 관련, 사전에 한마디도 상의하지 않은 이대표에대한 섭섭함이 겹친데서 나온 발언이라는 해석도 혼재.

특히 같은 동교동계의 한광옥최고위원이 비록 소극적이긴 하지만 이대표의투쟁 노선에 가세하고 있다는 점에서 권최고가 김이사장의 의중을 대변했다고보기는 어렵지 않느냐는 관측들이다.

이와 관련, 동교동계 보스격인 권.한 두 최고위원이 {역할분담}을 통해12.12공세를 통해 당내입지를 시도하고 있는 이대표 견제에 나선 것이라는 소리도 나오고 있다.

당내 비주류측도 이날 회의를 계기로 이대표의 강경노선에 노골적인 제동을걸고 나섰다.

비록 장외투쟁 계속이라는 다수의 목소리에 금방 묻혀버리긴 했지만 이대표가 12.12 강경투쟁을 선도하며 나름대로 당내입지를 계속 강화해나가는 것을 더이상 방관하지 않겠다는 의중을 분명히 드러낸 것이다.김상현상임고문은 이와 관련, [원내투쟁만큼 강경한 투쟁이 없다]며 [장기적인 안목속에 투쟁전략을 모색해야지, 자충수로 지지기반을 약화시켜서는 안된다]고 이대표의 지도노선을 겨냥했다.

같은 비주류인 신순범최고위원도 [단독국회는 대화를 통해 저지하되 여당과대화를 지속적으로 모색하는 등 병행투쟁도 강구해야 한다]고 동조했으며신기하총무도 역시 대화를 통한 문제해결 원칙을 강조하고 나섰다.당관계자들은 이같은 비주류측의 반기가 [진작부터 예상되어온 일]이라고입을 모으고 있다.

내년 전당대회를 앞두고 있는 마당에 [이대표가 12.12 투쟁을 통해 지도력과선명성을 부각시키며 유리한 고지를 선점하려는 의도가 아니냐]며 내심 초조해 왔다는 것이다.

김고문측은 특히 이번 12.12 투쟁에서 의외로 당내 결속력이 발휘되고 있는것을 적지않은 충격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그간의 주류.비주류 구도에서 보면 거의 파격에 가깝게 당내 소장파의원들을중심으로 [기소관철이라는 입장에서 결코 물러서선 안된다]는 목소리가 끊이질 않고 있는데 저으기 당황해하고 있는 것.

이같은 현상은 정국이 가파른 대결국면으로 치달을 때마다 단합해온 야당특유의 전통으로 치부할수도 있으나 문제는 내년 전당대회가 서서히 다가오는시점에서 자칫 비주류의 세약화로 연결될 가능성이 없지 않다는데 있다.때문에 일단 장외투쟁으로 다시 방향이 잡히긴 했으나 비주류측은 향후 정국상황의 변화를 주시하며 언제든 다시 이대표의 지도력에 흠집을 내려 시도할게 분명하다.

또 하나 주목되는 것은 그동안 이대표와 언제나 반대편에 섰던 개혁모임측이이번 12.12 강경투쟁에 관한한 전폭적인 지지입장을 보이고 있다는 점이다.이부영최고위원은 이날 [5.18과 국가보위입법회의 고소.고발사건을 12.12반란자 기소유예 결정을 내린 검찰 공안1부에 맡긴 점은 그 결정을 미리 예고하고 있으므로 원칙론적 투쟁을 계속해야 한다]고 이대표에 힘을 실어주었다.물론 이같은 개혁모임측의 태도는 재야출신이라는 입장을 감안한 결과라는분석들이나 당내 일각에서는 [12.12 투쟁을 계기로 그간의 당내 계파구도가뒤바뀌는게 아니냐]는 성급한 추측마저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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