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은 28일 오전 오후 두차례나 최고회의를 열어 {12.12}투쟁의 방법을둘러싸고 격론을 벌인끝에 이기택대표와 동교동계가 한발짝씩 서로 양보함으로써 가까스로 파국위기에서 벗어났다.이날 최고회의는 10시간이상 걸린 난상토론결과 12월12일까지 장외투쟁을 계속키로 하되 국회내 주요사안이 발생할때 저지명분으로 국회에 자연스럽게 들어가도록하는 절충점을 찾은 것이다.
이날 결과는 일단 외형상으로는 이대표의 위상과 입지를 상당히 배려한 흔적이 뚜렷한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사실 그동안 당내 대주주인 동교동계가 조기등원의 목소리를 내온점을 비춰봐 오는 3일 부천집회 그리고 10일 서울집회등 12월12일까지 장외투쟁을 계속해 나가기로 한 점 그리고 국회등원의 최종결정권을 이대표에게 일임한 점은이를 잘 입증해 주고 있다는 것이다.
그렇다고 이대표측으로봐서 {승리했다}고 자평할 수는 없는 상황이다. 당초그는 12월12일까지 절대로 등원할 수 없다는 강경입장을 고수해왔기 때문이다. 이대표도 회의가 끝난뒤 "정치에서는 만족이 있을수 없다"며 아쉬움을 토로했다.
이날 이대표가 이처럼 자신의 주장을 완전히 관철시키지 못한데는 동교동계를 위시한 비주류들의 줄기찬 국회등원을 통한 병행투쟁압박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숫자상 열세인 그로서도 더이상 버티기에 한계를 느꼈을 것이란 관측이다.
특히 최근 동교동계가 이대표의 김대중아태재단이사장에 대한 공격에 대해심각하게 받아들이면서 이대표의 지지를 철회할 움직임을 보인것도 부담이 되었다는 얘기들도 있다. 이대표측으로서도 더이상 김이사장과의 갈등이 아직은무리라는 판단을 했을것이란 짐작이다.
그러나 이대표는 이날 최고회의에서 한발후퇴한 대신 자신의 주장도 상당수관철시킴으로써 대표로서의 위상강화에는 보탬이 된것으로 풀이된다.이날 이대표는 당을 갈라설수 있다는 비장한 각오로 회의에 임한 것으로 전해졌다. 측근들도 회의가 진행중인 동안 회의장밖에서 "만약에 병행투쟁론을계속 고집한다면 대표가 문을 박차고 나올것"이라며 이날 회의가 마지막 결별순간이 될수있음을 시사하는등 긴장된 분위기가 고조되기도 했다.이같은 동교동에 대한 위협전략이 다소 먹혀들어간 것으로 보인다. 동교동측으로서는 현재 이대표와의 결별은 지역당으로 전락하는 것도 문제지만 김이사장에 대한 인간적인 신뢰등 평가가 회복할 수 없을 정도로 떨어지기 때문에이를 피한 것으로 분석된다. 다시말해 현단계에서 이대표와의 싸움은 자신들에게도 도움이 되지 않는 점을 인식했을 것이란 추측이다.
동교동의 맏형인 권노갑최고위원은 이날 회의가 끝난뒤 이대표측의 비서진들의 손을 일일이 잡으며 "마음 고생했다"며 위로해 눈길을 끌었다.그리고 양측이 서로 양보한 배경에는 당내분이 12.12투쟁정국을 흐리게 하고있다는 공감대도 형성된 것으로 보인다. 사실 12.12투쟁은 온데간데 없고 민주당내분얘기만 남게된게 사실이고 이는 자연 가장 곤혹스러워야 할 민자당을돕게하는 결과를 초래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당내분을 서둘러 자체진화키로했다는 분석이다.
정가의 관심사는 사실 이번 최고회의결과보다는 조기전당대회에 쏠려 있다.이번 기회로 조기전당대회는 가능성이 한층 더 높아져 최근 불거진 이기택대표측과 동교동계의 파워게임양상의 귀추및 동교동계의 선택등에 대해 비상한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이대표측도 "지금까지의 혈투못지 않게 지금부터가 중요하다"며 결전에 임할전열을 다지고 있다.
물론 대안이 마땅찮은 이 마당에 동교동측이 이대표를 지지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라며 다소 낙관을 하고 있는 편이지만 정가에서는 계속 정대철카드가나돌고 있는등 장담할수 없다는 관측도 적잖은 실정이다.
벌써 김상현고문과 정고문은 28일 최고회의에서 "국회해산발언에 대해 대표가 공식적으로 해명하라"며 이대표를 물고늘어지는등 공격을 개시하는 조짐이다.
그러나 이번 투쟁을 총체적으로 살펴보면 이대표는 적잖은 성과를 거두었다는 지적이다. 유약한 이미지를 다소 탈피했다는 것이다. 어쨌든 이번 투쟁과정에서, 특히 김이사장과의 대결에서 {이기택}이라는 이름이 정치판을 독점하다시피하면서 {강하다}는 인상을 남겨준게 사실이기 때문이다.문희상비서실장은 "이번에 이대표가 확실한 지도력을 보여준 점이 높게 평가될만하다"면서 새로 줄서는 현상도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하지만 이대표는 12월12일까지도 투쟁의 가시적 성과가 없다면 국회를 볼모로 잡은데 대한 책임론을 면하기는 어렵게 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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