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대회 주심은 처음이라 긴장도 됐지만 100kg대의 선수들이 온힘을 쏟는샅바싸움을 조정하기는 정말 힘들었습니다]94년전국씨름왕대회 여성부 주심을 맡았던 이승숙씨(28.여.서울성동구청 근무)는 대회가 끝난 29일에야 홀가분한 표정을 지었다.
[모래판에 서면 관중은 눈에 들어오지 않고 선수들만 보입니다. 샅바를 잡을때부터 승부를 선언할때까지 경기에만 몰입하게 돼요]
88년 이화여대 체육학과를 졸업한 이승숙씨는 90년에 3급심판자격을 갖추고3년만인 지난해 전국대회주심을 맡을 수 있는 2급자격증까지 따냈다.현재 2급심판자격증을 지닌 여성심판은 모두 5명. 여성심판은 여성부만 맡기때문에 인원이 적어 자격증을 따기가 여간해서는 어렵다.
50kg도 안 되는 체구로 거구들이 누비는 씨름판을 선택한 이유에 대해 이씨는 [그저 씨름이 좋았기 때문]이라며 쑥스러워했다.
[원래 내성적인 편이지만 선수들 앞에 서면 목소리가 커지고 눈에 힘이 들어가요. 자그마한 여자심판이라고 선수들이 얕잡아 볼까봐서죠]남녀평등의 진정한 의미는 여성들이 적극적으로 나설때 찾을 수 있다고 힘주어 말하는 이씨는 [전국대회 첫 주심을 맡은 대구를 평생 잊지 못할 것]이라며 밝게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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