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문민 먹칠 또 날치기 추태

95년도 새해예산안을 민자당이 또다시 변칙처리함으로써 헌정사에 오욕의 한페이지를 더하게 되었다.민자당은 오후2시 본회의를 소집, 저녁식사후 단한차례 시도만에 예상밖의장소인 본회의장의 지방기자 취재실을 이용해 야당의원들이 속수무책인 가운데 30초만에 전격 처리해 버렸다.

이날 민자당의 신종작전은 권해옥수석부총무가 7시40분쯤 외부에 있는 이춘구부의장을 호위하러 가면서 시작.

이부의장은 본관후문에 도착, 엘리베이터로 3층에 도착한후 지방기자석에 진입해 송영진의원 권부총무와 함께 본회의장을 내려다 보며 아무런 제지없이무선마이크를 이용해 47개법안과 예산안을 처리.

이부의장은 개회를 선언한후 [의안1항에서 47항까지 일괄상정합니다. 상세한설명은 유인물로 대체하겠습니다. 위 안건들을 위원회 보고대로 의결코자 하는데 이의 없습니까]라고 미리 준비된 원고를 낭독.

이에 민자당의원들은 일제히 [이의 없습니다]라고 외쳤고 이부의장은 [가결되었음을 선포합니다]라고 선언.

이과정에서 속수무책이었던 민주당의원들은 [저게 뭐야] [그만두지 못해]라고 고함을 질렀고 박석무의원등은 이부의장을 향해 명패를 집어던지며 [반란군 정치냐. 완전 사기다]라고 고함.

퇴장하면서 여야의원들 10여명이 뒤엉켜 험악한 분위기가 조성되기도 했는데민주당의 문희상대표비서실장은 민자당 문정수사무총장과 조우하자 [수고하셨습니다. 그러나 이제부터는 파국입니다]라고 뼈있게 일침을 가했고 김영진의원은 민자당의 이한동총무를 거칠게 밀치면서 [이런 법이 어디 있어]라고항의.

여당의원들이 퇴장한후에도 일부 민주당의원들은 허탈한 표정으로 본회의장에 잠시 머물며 [민자당은 역사의 심판을 받을 것이다](박계동의원) [이건 무효야 이놈들아](이규택의원)라고 고함.

조홍규의원은 본관 로비에 모인 기자들을 향해 [제천일보의 이춘구기자가 의사봉을 두들겼다] [역시 앞(앞장서서)쿠데타 한 놈이 다르다]라고 제천출신인이부의장이 지방기자석을 악용한 부도덕성을 힐난.

이에앞서 오후2시 본회의 시작직전부터 민주당의원 20여명은 황락주의장의본회의장 진입을 막기위해 의장실에 웅거.

이들은 황의장에게 민주당이 그동안의 당론을 변경해 이날 등원한 만큼 마지막으로 정치력을 발휘해 총무회담을 주선, 타협점을 마련할 수 있도록 해줄것을 요구.

그러나 황의장은 [진작에 그렇게 했어야지. 그동안 협상을 얼마나 많이 했나]라고 난색을 표명.

황의장은 민자당의원들이 본회의장에 모두 참석한 후 저녁8시10분쯤 사회를보기위해 의장실을 빠져나가려고 시도하는등 이부의장의 사회개시를 위한 작전이 전개되고 있는 가운데 양동작전을 구사.

단독처리후 민자당의 박범진대변인은 [집권여당으로서 헌법이 정한 예산안처리시한을 지키기 위한 불가피한 결단이었다]라며 [예산통과 저지를 명분으로 갑자기 국회에 들어와 물리력으로 의사진행을 방해한 것은 책임있는 공당의 자세라 볼수 없다]고 민주당을 비난하는 논평을 발표.

이에맞서 민주당의 박지원대변인도 논평을 발표, [민족정기와 역사재정립을위한 우리와 국민의 투쟁은 김영삼독재정권에 의해 무참히 짓밟혔다]면서[김대통령은 의회민주주의자라는 양의 탈을 벗어던지고 독재정권의 적자임을스스로 증명한 것]이라고 원색적으로 공격.

한편 기자석을 날치기장소로 악용한데 대해 국회출입기자들은 이날밤 긴급회의를 갖고 성명을 발표, [순수취재현장으로 제공된 기자취재석을 이부의장등이 특정정당의 날치기라는 정치적 목적으로 유린했다]라며 황의장과 민자당의사과를 요구.

민주당은 허탈감에서 점차 격앙된 분위기로 바뀌기 시작했고 의원총회를 가진후 밤새 본회의장에서 농성.

심야 의원총회에서 의원들은 {제2의 쿠데타} {백색독재}라는등 수위 높은 비난발언이 계속되었는데 당론을 둘러싼 내분을 겪은 지도부에 대한 비판도 제기.

이대표는 [오늘이 끝이 아닙니다. 내일이 있습니다]라고 이제부터 새로운 투쟁이 전개될 것임을 예고.

최신 기사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