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삼대통령을 {정치9단}이라고 한다. 30여년을 민주화 투쟁에 바치고, 3당합당이라는 절묘한 수로 마침내 대권을 쟁취해 낸 원로정치인에게 붙여진 정치권의 찬사다.{정치9단}인 김대통령은 최근 민주당과 이기택대표에게 잇따라 두번의 기습강타를 날렸다. 이대표가 12.12관련자의 기소를 요구하며 장외투쟁을 주도하는 틈을 타서 감행한 예산안 강행처리와 지난 토요일의 정부조직개편 발표가그것이었다.
그중에서도 조직개편발표는 예산안 단독처리로 인한 정치권에 대한 비난과12.12관련자 불기소처리, 출신지역인 부산에 설립될 {삼성승용차}사업 허용방침 등에 대한 국민의 불만과 의혹을 한꺼번에 덮어버린 일석삼조의 묘수였다.국회부의장이 본회의장을 내려다보는 특별방청석(혹은 지방기자실)에 올라가무선 마이크로 사회를 보며, ??조가 넘는 국가예산안을 단 30초만에 무수정통과시킨 사건은 야당대표에게 치명적 상처를 입히는 전과는 거두었으나 국민에게는 개혁을 외치는 문민정부가 스스로 구시대의 정치판을 재연한 데 대한크나큰 {실망}을 안겨주었다.
그래서 청와대는 토요일의 조직개편 발표를 더욱 극적인 {깜짝쇼}로 만들기위해 적잖은 신경을 썼다. 30여페이지짜리 자료책자까지 준비한후 발표일시를 토요일 오후 1시50분으로 택한 것도 그 한 예다. 토요일 오후는 온국민이주말을 맞아 집에서 휴식을 취하거나 나들이 준비에 바쁜 날이다. 오후 2시청와대 비서진은 물론 청와대 출입기자들까지 점심식사를 마치고 퇴근을 하거나, 한가로운 주말의 여유를 즐기는 시간이다.
청와대는 바로 이시간을 발표시간으로 정해 다음날 조간신문에 조직개편 기사가 대서특필되도록 특별배려를 한 것이다. {YS다운 언논플레이}라는 감탄도흘러나왔다.
그러나 김대통령은 이번에도 국민을 실망시키는 잘못을 범했다.정부조직은 어느 개인이나 정권의 소유물이 아니며, 한번 조직을 바로잡는데는 수십년이란 시간과 시행착오의 과정이 소요되는 국가대사다. 헌정사상대대적인 정부조직 개편이 모두 이승만, 박정희와 같은 카리스마적 대통령에의해 실시된 것만 봐도 알 수 있다.
김대통령은 이같은 역사가 이루어지고 있음을 극비에 붙여 국민의 참여와 의견개진의 기회마저 봉쇄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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