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대만 국민당패배 뭘뜻하나

이번 3일의 대만성장을 비롯한 대북시장과 고웅시장의 최초민선 그리고 이들3개광역의회선거결과는 한마디로 새로운 변화를 바라는 유권자들의 바람을반영한 야당의 대활약과 구태를 벗지못한 국민당정부의 대패로 요약된다.국민당의 대만지배 45년성과와 잘못을 판가름한 이번 선거로 대만에서도 일당지배체제에서 벗어나 양당제와 다당제에 의한 의회정치가 가능함을 보여주었으며 국민당도 더이상 변화하지 않으면 국민의 지지를 받을 수 없다는 사실을 다시 확인시켜준 것으로 분석된다.또 이번선거는 지난 49년이후 중국에서 건너와 대만을 지배해온 외생인의 퇴조가 더욱 가속화되고 본생인의 정계및 관계등 대만전분야에 걸쳐 진출이 광범위하게 이뤄져 가는 추세를 반영해준 것으로 해석된다.

이와함께 대만독립과 통일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이문제를 주장하는 민진당등 야당의 진출이 확대돼 반독을 외치는 국민당으로서는 대중국관계등 외교문제에서 어떻게 대응할 것인가도 관심을 모으고 있다.

3일의 선거에서 국내외의 관심을 모으며 10여일에 걸친 이번선거기간중 각후보진영마다 엄청난 광고전과 물량공세로 가장 치열한 공방전을 치른 곳은 대만정치1번지이자 대만의 얼굴인 대북시장선거.

1백80만명의 유권자표를 모으기 위해 국민당후보인 황대주현시장은 대만대학농업경제학과 선배이자 스승이었던 이등휘총통의 전폭적인 지지와 후원회및당의 물량지원을 받아 안정을 외쳤으나 지난 7년 시장임기중의 지하철부실공사등 시정업무수행능력의 부족과 국민당 불신등으로 고배를 마셨다.그러나 황부호와 대결을 벌인 민진당의 진수편당선자와 신당의 조소강후보는황시장의 실정과 국민당의 부패등을 집중공격하며 선전을 벌여 황시장을 3위자리로 끌어내려 국민당을 놀라게했다.

대북시의원재직중 입법원의원이 됐던 진당선자는 9년전 대남현장선거시 의문의 교통사고로 하반신불구가 된 부인 오숙진과 함께 유세장을 누비며 지지를호소해 당초 예상했던 52만표보다 10만표 더 얻는 대활약을 보여(득표율43.67%) 초대 대북시장 민선시장의 영광을 얻었다.

진수편은 민진당의 정책중 하나인 대만독립문제가 대만인들의 정서에 아직맞지 않거나 민감한 반응을 보이자 아예 유세장등에서 이를 의식적으로 거론조차 않고 오히려 희망과 즐거움등을 구호로 내걸어 집중적으로 표밭을 다진것이 승리한 요인으로 지적되고 있다.

지난해 국민당에서 분리돼 신질서를 외치는 신당의 조소강후보는 황시장을앞서는 42만표 득표율30.1%로 2위를 차지해 변화를 바라는 다수 유권자들의바람을 반영했다.

이번 대북시장선거는 {한번 바꿔보자}는 생각을 한 시민들이 많아진데다 국민당의 실정과 부패, 그리고 노골적인 이등휘총통의 황후보지지활동등이 복합해 국민당이 패배했는데 진의 당선은 우연하게도 선거기간중 떠돌던 {기황보진(황후보를 버리고 진수편후보를 돕자)} 소문과 일치해 묘한 여운을 남기고있다.

성장선거경우 국민당의 송초유현성장은 외성인후보였으나 풍부한 경험과 개인적 지명도, 그리고 안정을 외치며 침착한 선거운동을 벌여 전국적으로 고른득표를 해 유권자 1천1백만명중 투표한 8백40만명의 56.2%인 4백70여만표를얻어 2위인 민진당의 진정남후보보다 1백만표이상 표차로 당선됐다.송성장은 외성인으로는 드물게 대만교사를 초빙해 대만어인 민남어와 객가어를 익히는등 본성인과의 차이를 없애려 노력한 점등이 유권자들에게 적잖은영향을 준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한편 이들 3개광역단체장의 민선 못지않게 파란을 일으킨 광역의회선거 역시민진당과 신당등 야당이 크게 활약해 의회진출이 두드러졌다. 본성인과 기존 기득권층등을 지지기반으로 하는 국민당은 성의원선거에서 51%의 득표로 전체79석중 48석을 확보해 과반수를 넘겼으나 대북시의회 경우 39%라는 최악의 득표로 52석중 과반수에도 못미치는 20석에 불과해충격을 주었으며 고웅시 역시 45.6% 지지로 44석중 과반수를 겨우 채우는23석을 얻는데 그치는 대패를 기록했다.

그러나 중하층주민등이 지지기반인 민진당은 성의회선거에서 32%, 대북시에서 30.8%라는 높은 득표율로 각각 23석과 18석이라는 놀라운 성과를 올렸으며고웅시 역시 24.6% 득표율로 11석을 획득, 국민당에 이어 제3당의 자리를 확고히 지켰다.

1년여라는 짧은 당역사에도 불구하고 이번에 엄청난 신당바람을 일으킨 국민당 탈당파인 신당은 지식계층등을 지지기반으로 대북시 선거에서 무려 21.68%라는 놀라운 지지율로 11명의 의원을 당선시키는 등 성의회와 고웅시의회서 각각 2인의 당선자를 내는 성과를 거두어 앞으로 상당한 세확장 등 발전가능성을 나타냈다.

이번 선거결과로 이등휘총통과 국민당은 95년과 96년에 걸쳐 실시될 예정인입법원총선과 총통직선 그리고 국민대회대표선출등 선거에서 적지않은 영향을 받을 것으로 예상돼 기존 체제에 대한 한차례 손질이 필요할 전망이다.그리고 국민당은 당분간은 총통과 입법원 및 행정원 등 중앙정부의 대부분권력을 잡고 있는 아직 중앙정부와 성정부, 지방정부간의 권력관계로 비추어볼때 급격한 변화는 없을 것으로 보인다는 것이 이곳의 지배적인 시각이다.

최신 기사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