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그림으로 본 어린이세계

아버지와 어머니,그리고 두명의 동생들이 함께 윷놀이를 하고 있는 가족화이다. 윷놀이를 통해 가족이 함께 참여하는 모습을 그려 매우 화목한 가정임을나타내주고 있다.그러나 그림을 그린 아동자신은 가족들의 놀이장면에서 생략돼 있다. 이 아동은 마음의 눈으로 본 자기 가족은 자기를 제외하고는 모두가 매우 화목하고 즐겁게 생활하고 있다고 느끼고 있다. 하지만 아동자신은 다른 가족들과함께 할 수 없을 정도의 가족에 대한 불안 등 부정적 감정을 안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아동의 이같은 심리상태는 화면 오른쪽 위의 자기책상 자리에도 자기를 그리지 않고 그냥 비워두고 있는 것이나, 도화지 주변으로 가족들을 포위하듯이그려진 많은 가구들의 표현 등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 즉 아동은 자기의 가정을 심리적 가정(Home)이라기보다는 물리적 가정(House)으로 지각하여 가정이나 다른 가족들로부터 깊은 소외감을 지니고 있다. 대체로 가족화에서의 '생략'은 생략된 사람에 대하여 그린 사람이 지니고 있는 적의감과 공격성,불안관계 등을 나타내는 경우가 많다.

이 가정의 부모는 이러한 심리적 부적응 원인을 파악하여 이 아동이 가족의일원으로서 가족의 일에 능동적으로 참여하고 동생들도 사랑할 수 있는 심성을 갖도록 배려해야할 것으로 보인다.

김동연(대구대 심리치료학과 교수,한국미술치료학회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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