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목요칼럼세풍-착각의 시대

**하늘이 내린 징벌**서울 아현동 도시가스 폭발현장을 TV화면을 통해 지켜본 국민들의 감정은 착잡하다. {무엇이 끝나가고 있는}불안과 공포의 단계를 넘어선 절망이었다. 지난 2년남짓 동안 대형사고는 하늘에서 바다에서 그리고 땅위에서 골고루 일어났다. 그 간격은 악몽처럼 잊어버릴만 하면 되살아 났고 이젠 장소도 지상에서, 영원으로 통하는 지하로 옮겨가는 듯 하다.

되돌려 보기 싫은 기억이긴 하지만 구포열차사고로 78명이 사망했고 예비군훈련 폭발사고 19명사망, 아시아나항공기 추락 66명, 서해 훼리호침몰 292명,성수대교 붕괴 32명, 충주호 유람선화재 25명등 굵직한 사고만도 쉽게 다섯손가락을 넘어선다. 어디 그뿐인가. 13명의 사망자와 90여채의 가옥파손 5백여명의 이재민을 낸 도시가스 참사는 도저히 있을수 없는 사고가 주택가 한복판에서 터졌다는데 문제의 심각성이 있다.

우리나라에서 연이어 터지고 있는 사건.사고들을 높은 곳에서 내려다 보면우연이 아니라 필연이란걸 쉽게 알게 된다. 그 공중의 높이를 하느님이 계시는 천상쯤으로 높이면 이는 사고가 아니라 하늘이 내리는 징벌임을 아울러 알게된다.

**물구나무선 세상**

이러한 사건.사고들은 간격을 유지하면서 꼬리를 물고 있다. 이는 영국의 화학자 제임스 러브록이 제시한 가이아가설과 무관하지 않다. 땅위의 모든 존재는 일체가 서로 영향을 주고 받으며 머리가 꼬리를 물고 원을 그리고 있다는것이다. 가이아는 희랍신화에 나오는 대지의 여신으로 땅위의 모든것을 주관하고 있으며 흙까지도 생명체로 인식하고 있다.

가이아는 지구의 균형을 위해 자신을 해치는 존재에 대해선 즉각적인 보복을가한다. 인간의 죄가 얼음위의 너테처럼 쌓이면 가이아는 인간을 언제 지구밖으로 밀어내 버릴지도 모른다. 이 가이아가설은 인간과 인간사이, 인간과환경사이에도 적용되는 {순천자 존 역천자 망}으로 요약되는 명심보감이라해도 틀리지 않는다.

지금 우리는 도덕이 실종된 착각의 시대에 살고 있다. 어쩌면 물구나무서서세상을 보는듯하다. 그렇지 않으면 어떻게 의경이 강도짓을 하고 형사반장이폭력배의 앞잡이가 되고 교육자가 시험지를 팔아 먹을수 있을까. 세무공무원이 세금을 훔쳐먹고 증권회사 본부장이 거액을 훔쳐 달아나고 사병이 장교를길들이다 못해 사대에서 총으로 쏘아 죽일 수 있을까. 도시가스 폭발현장을지켜본 국민의 감정이 {절망}으로 설명될 수밖에 없는 이유는 {사고는 멈추지 않고 사건은 끝이 보이지 않는데} 있다.

**뉴착은 망국의 지름길**

명나라때 범립본이 지은 명심보감에 못지않는 청말 금난생이 지은 {각언련벽}에는 뉴착의 사람이 행세하게 되면 사회의 근본이 흔들리고 나라가 망하게된다고적혀 있다. 뉴착은 *사치를 행복이라 착각하는 풍조(사이위복) *남에게사기치면서 머리가 좋은듯 행세(사이위지) *돈을 긁어 모으는 것이 수완이좋은 것처럼(탐이위위) *겁을 내면서도 신중한 것처럼(겁이위수) *싸움을 일삼으면서 용기인양(쟁이위기) *아랫사람에게 못살게 굴면서 위엄인양(진이위위) 가장하는 것을말한다.

우리 주변에는 이러한 여섯가지 착각속에서 살고 있는 사람이 주류를 이루고있다. 이러한 착각은 사회를 걷잡을 수 없이 병들게 하고 있으나 아무도 착각에서 깨어 나려고 하지 않는다. 각언련벽은 뉴착은 주로 한 시대의 정치잘못과 교육의 잘못에서 빚어진다고 지적하고 있다. 지도자의 어리석음과 욕심그리고 땅에 떨어진 사도가 {부실한국}을 만들어 낸 원동력이 되지 않았나싶다. 징검다리식으로 이어가고 있는 우리나라의 사건사고를 지켜보면서 우리나라의 수준미달 정치와 낙제점수 교육을 다시한번 생각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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