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JP 용퇴발언 배경.의미

김종비민자당대표가 민주계 일각의 {2선후퇴}압력에 배수진을 치고 나왔다.김대표는 16일 고위당직자회의에서 문정수사무총장이 "내년 전당대회 개최지를 대전으로 계획하고 있다"고 보고하자 "당신들이 나를 내쫓으려 하는 모양인데 대전은 안된다. 조용히 그만 둘 수 있도록 내버려 두라"고 벌컥 화를 냈다는 것이다.김대표가 자신의 거취문제에 대해 처음으로 언급했다는 데서 관심을 모을 수밖에 없다.

김대표의 이날 발언에 대해 당내의 반응은 다양하다.

회의에 참석한 한 당직자는 "김대표가 워낙 화가 나서 일과성으로 한 말"이라며 단순한 해프닝으로 치부했다.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전당대회가 결정된데 대해 심기가 불편해 있는 상황에서 전당대회 얘기가 나오자 역정을 냈다는 해석이다.

그러나 최근 최형우내무장관의 부총재 경선 요구등 자신을 퇴진시키려는 민주계의 움직임이 나온 뒤인 점을 감안할때 단순한 해프닝으로 보기에는 어렵다는 시각이 우세하다.

다른 참석자는 "평소 김대표의 신중한 언행을 감안할때 충분히 계산된 발언으로 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대표는 또 "전당대회의 공정성을 기하기 위해 별도의 위원 회를 구성해야한다"며 민주계 중심의 전당대회 준비에도 이의를 제기했다.3당합당의 지분에 따라 전당대회가 치러져야 하며 전당대회가 민주계 의도대로 좌지우지되는 것을 방치하지 않겠다는 뜻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일각에서는 자신에 대한 민주계의 거세공격에 {용퇴}라는 초강수로 대응함으로써 김영삼대통령에게 지도체제에 대한 입장을 조기정리할 것을 요구한 것이란 분석도 있다.

17일 오후로 예정돼 있는 김대통령과의 주례회동을 앞두고 이같은 발언이 나왔다는 점도 주목해 볼만 하다는 것이다.

결국 김대표의 발언은 {용퇴시사}가 아닌 {불만표시}라는 것이 당내의 중론이다.

김대표의 불편한 심기는 최근 일련의 모임에서 잇따라 표출됐다.지난 14일 중앙상무위 송년모임에서는 중국의 사부상 고사를 인용하면서 자신을 2선으로 후퇴시키려는 최내무장관의 대표위원 폐지론을 반격했다.15일 정규육사 출신 예비역 장성모임인 불암회(회장 이상훈)의 조찬석상에서는 "흔히들 민주투사라고 자처하는 사람이 많다"며 민주계 전체에 대한 불편한 심기를 드러내기도 했다.

그러나 김대표의 공세적 방어전략의 성공여부는 미지수다.

민주계는 "김대통령은 자신에 대한 {도전}에는 엄격하고 단호한 정치행태를보여왔다는 점을 결코 간과해서는 안될 것"이라 강조하며 김대표의 발언을당내 반민주계 분위기형성 의도로 보며 불쾌해 하고 있다.

김대표가 불쑥 꺼낸 {용퇴시사}발언으로 내년초 전당대회를 앞둔 민자당은때이르게 지도체제를 둘러싼 계파간 갈등에 휩싸일 전망이다.

최신 기사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