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우리함대 첫 동경입항 의미

우리해군의 순항함대가 태평양전쟁과 한일국교정상화 이후 처음으로 일본을친선방문하기 위해 20일오전 동경항에 입항했다. 이번 함대방문은 냉전이후특히 남북통일을 염두에 둔 한일양국간 미래지향적 안보대화.방위협력의 본격출발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한복차림의 민단등 재일동포 부인들을 비롯, 주일주재관들, 그리고 일본 해상자위대 관계자와 동경도간부등의 영접을 받으며 이날 오전10시 동경 하루미(청해)부두에 입항한 해군 순양함대는 한상기제독을 사령관으로 한프리깃트함서울함과 마산함(각 1천8백90t), 군수지원함 1척등 모두 3척으로, 해군사관생도 1백69명을 포함, 총6백16명의 승조원이 승선하고 있다.해군함대는 지난 8월22일 진해를 출항, 세계16개국 16개항 순방의 최종기항지로 동경에 도착, 22일까지 3박4일간 머물면서 방위청과 방위대, 동경도청방문, 해상자위대와의 친선행사등을 갖고 함정공개를 통해 한국의 문화와 방위산업등을 홍보할 예정이다.

우리함대 방일은 지난 4월 이병대국방장관이 방일, 당시의 아이치(애지화남)방위청장관과 함대 상호방문에 합의한데 따른 것이다. 이번 방문의 일본측답방은 오는 96년께 이뤄질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뿌리깊은 군사대국화에의경계심에도 불구, 우리측의 선방으로 양국 함대가 상호교류를 개시하게 된것은, 냉전이후 동북아정세의 급격한 변화, 특히 러시아와 중국등을 감안한두나라간 안보대화 필요성이 커진데 따른 것으로 볼수 있다. 이병대장관은 방일때 함대방문과 함께 안보정책 공동연구등 방위협력과 안보대화를 강하게 희망했다. 우리측이 적극적으로 나선 것이다.

이같은 배경에는 그동안 미국을 경유한 두나라간 협력은 있었으되, 직접 채널이 없어 최근린 우호국간 대북한 및 대러.중 정보교환과 대책이 어려움이있었다는 점과, 냉전후 아시아 신안보구상 움직임에의 공동대응, 특히 통일을염두에 둔 주변국과의 안보력학조정 필요성등도 대두된 때문으로 볼수 있다.일본측도 [지리적으로도 한국과 방위교류.협력은 불가결하며, 그동안 미국을통해 전해들어온 북한.한국의 정보를 직접 얻을 수 있게 된다](통합막료회의간부)는 점에서 대한협력을 강하게 원하고 있다.

양측은 수년간 의견일치후 이번 해군함정 방문에 앞서, 지난 11월 일본방위청의 심의관등 실무진이 방한, 구체적인 방위정책 논의를 벌인바도 있다. 양측은 이같은 인적교류를 앞으로 더욱 확대, 함정상호 방문 외에도 북한문제등주요 정보교환, 기술협력, 공동훈련 등까지 범위를 넓혀가겠다는 구상인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본격적인 한일방위협력 시대가 개시된 것이다.그러나 문제점이 없는 것은 아니다. {과거}가 말끔히 씻기지 않은 현실속에국민감정-군사대국화 우려등 여전히 뿌리깊은 대일불신감이 어디까지 이를용인할 것인지, 또 국력과 국제공헌을 빌미로 한 팽창일로의 방위력증강을 협력과 대화무드의 이면에서 어떻게 효과적으로 견제할 것인지등, 우리측에 더많은 과제가 놓여있다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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