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각국 위기공감...미 삼진법도

지난달 21일 1백40개 유엔회원국 각료들이 나폴리에서 한자리에 모였다.살인, 마약, 무기밀매, 테러, 인신매매등 매년 급증하는 국제범죄와의 전쟁선언의 자리였다. 이들은 {나폴리선언}을 채택하고 세계적인 조직범죄단에대한 공동대처 방안에 대해 논의했다.국제범죄에 대한 국제회의는 지난 75년 제네바에서 열린 제5차 유엔총회에서 처음 논의된 이래 80년 카라카스총회, 88년 빈총회등에서 산발적으로 논의된 바는 있으나 전세계가 범죄 마약과의 전쟁을 선포하고 본격적으로 팔걷어붙이고 나선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유엔이 수습해야 할 정도로 국제범죄가 위험수위에 올랐다는 것을 반증한것이다.

올해 범죄대처에 가장 강력하게 나선것은 미국. 스트라이크 3개면 아웃되는야구규칙같이 살인, 강간, 무장강도등 흉악범죄를 세번째 범하면 종신형에처하는 {삼진법}(Three Strikes Out Law)을 지난 3월부터 발효시켰다.이와함께 10만명의 경찰관을 증원하기 위한 예산 증액을 비롯해 중앙과 지방의 교도소 신설자금으로 1백5억달러, 범죄 선도자금으로 74억달러등 총 3백24억달러의 예산을 책정해 범죄방지에 국가적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미국뿐 아니라 현재 세계각국은 어느나라 할것 없이 범죄예방에 비상이 걸려있다. 범죄조직들이 각국을 연결하는 조직망을 구축해 활동무대를 넓힘에 따라 이제까지 정치적인 문제에만 매달려 있던 국가 정보기관까지 국제범죄소탕에 투입되고 있다.

미국의 CIA를 비롯해 독일의 BND, 영국의 MI-6등 정보기관들이 국가정보력을총동원해 국제범죄에 적극대처하고 있으며, 국내도 안기부내에 설치된 대마약정보센터를 지난 1월부터 국제범죄정보센터로 확대개편해 운영하고 있다.세계가 가장 우려하는 것은 국제조직범죄다. 미국, 러시아, 이탈리아 마피아를 비롯해 일본 야쿠자, 콜롬비아의 코카인 카르텔, 홍콩의 트라이어드등이서로간의 영역을 넘나들며 활동범위를 넓혀가고 있다.

이들 범죄조직들은 한해 수입 1백억달러를 상회하는 자금력을 갖추고 일부국가에서는 정치를 뒤흔들 정도로 큰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다.그중에서 중국명 삼합회라고 불리는 트라이어드가 미국등 전세계적으로 가장 위험한 신흥폭력단으로 급성장하고 있다. 홍콩경찰이 파악하고 있는 조직은 57개. 조직원 6만명을 거느린 쑨이온이 {최대분파}이고 그 밖에 14K, 워싱워등 2만명 정도 규모의 조직만해도 15개나 된다.

트라이어드는 홍콩번화가의 은행 보석상 유흥업소등을 습격하는등 올해 내내 홍콩경찰과 전쟁을 벌였다. 이들은 AK47자동소총과 기관총등을 난사하고때로는 수류탄까지 사용해 홍콩폭력영화를 무색케했다.

트라이어드와 함께 날로 세력을 확대하고 있는 것은 러시아 마피아.{사회.경제정책분석센터}의 최신 보고서에 따르면 현재 러시아에는 1백50개조직범죄단이 약 4만개의 기업을 장악하고 있다. 이중에는 수백개의 은행도포함되어 있다.

시장경제로 전환되면서 막 피어나는 창업기업이 주요 타깃. 지난해 이들의협박에 저항하다가 피살된 기업인만해도 94명에 이른다.

전세계가 이들 범죄조직에 초점을 맞추는 것은 그들이 마약의 {전도사}역할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콜롬비아의 코카인카르텔은 범세계적인 대응이 가장 시급한 조직으로꼽힌다. 미국마약단속국에 따르면 콜롬비아의 칼리카르텔의 한해 순수익은70억달러. 92년 볼리비아 국민총생산(63억달러)을 상회하는 수치다.따라서 지난 5년간 미국이 총 5백20억달러를 쏟아 부으며 남미와 벌인 {마약과의 전쟁}이 사실상 실패로 끝난것이 아니냐는 논란이 일고 있다.미국은 현재 {신마약과의 전쟁안}을 마련하고 있다. 남미의 코카인 대신 동남아의 헤로인으로 작전대상이 바뀐 {전쟁안}이다.

동남아의 헤로인은 미얀마 태국 라오스의 국경지역인 황금의 삼각지대(골든트라이앵글)에 2개의 카르텔, 황금의 초생달지역인 파키스탄의 2개 카르텔등 4대 조직이 공급선을 장악하고 있다.

작년 골든 트라이앵글에서 생산된 헤로인이 3천7백여t. 미국 전체 물동량의70% 가까이를 이 지역에서 조달하고 있다. 이 지역에서 생산된 헤로인의 순도가 10년전 7%수준에서 현재 36%까지 개선되고 가격도 내려 미국내 점유율이해마다 높아가는 추세라 미국으로서는 {전면전}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게된 것이다.

최신 기사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