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소설 국정감사(19)

"나도 올림픽이나 체전에 골프가 필수과목으로 들어간다는 것쯤 알고있어요.현재 본의원 조사한 바에 따르면 기존 개장 영업중인 골프장만 50여곳으로2천여만평이 훨씬 넘는데다가 사업승인이 난 1백20여개소 4천5백여만평을 합한다면 7천만평에 가까운 땅이 되는데 이는 인천시보다 더 큰 땅덩이가 됩니다. 그런 땅이 특정인들의 백구의 향연장소로 제공되어지고 있는데, 이는 전국 택지면적의 12%에 해당되고 생산현장인 공장면적 6천여만평보다 더 큰 규모의 땅덩이가 그렇게 쓰여지고 있다는 겁니다. 한 예를 들면 경기도 용인군같은 곳은 전면적의 7~8%가 모두 골프장 땅이란 말입니다. 그래서 본의원이묻는 건, 분명히 이들을 알맞게 제재하기 위한 법이 있고, 그로 인한 대 국민간의 위화감같은 것은 수치상으로 계산될 수 없을 만큼 엄청난 것이기도한데, 이 손실을 어떻게 극복하려느냐, 바로 그걸 묻고 있는 겁니다. 골프장몇개 덜 만들었다고 올림픽에서 꼴찌하고, 국위선양이 크게 실추되었다는 그런 맨손으로 담뜯는 소리를 듣자는게 아녜요. 국민소득은 세계 40위인데 골프순위는 세계 5위로 오르고 있다는 그 사실을 우리 대다수의 국민들이 얼마나 긍정적으로 받아들이느냐 그걸 묻는 겁니다.알겠어요?"박의원의 입에서 침이 펄펄 튀었다.

"다른 지방에서는 어떤지 모르지만 저의 도에서는 하나의 골프장을 선정하는데도 객관성있는 신중론을 내세워 검토를 하고 있습니다. 일테면 지역주민과의 협의하에, 해발 3백m이상 고지대를 선정, 유실수 초지조성단지를 피하고수질보호지역도 감안해서, 또 방금 박의원님께서 강조하신 주민과의 위화감을 최소화하기위해 지역적으로도 안배를 하고 있습니다."

"거짓말하지 말아요. 그저께 우리가 차타고 오면서도 창밖을 내다보고 얘기했지만 경부고속도로에서 이쪽 인터체인지로 들어오자면 왼쪽으로 한번 보세요. 온통 황무지 천지잖아요. 나는 거기에다 만리장성을 쌓는줄 알았어요.그래놓고 무슨 위화감을 찾고 국토미화를 들먹이고, 유실수단지를 찾는다는게야."

" ……"

윤지사는 잠시 숨을 돌렸다. 이미 입싸움으로 이길 자리는 아니란걸 그는 알고 있기 때문이다. 결국 뜸을 들이는 수밖에 없다.

"아마 본의원이 알기론 정부가 골프장 권장에 앞장선 예는 세계 어느나라에서도 그 유례를 찾기 힘든다고 봅니다. 서류상으로만 합법을 가장해서 만드는 예가 많은 걸로 알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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