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삼대통령은 23일 대통령비서실과 내각을 중심으로 자신의 보좌 진용을크게 개편했다. 이로써 김대통령 정부의 집권 제2기 또는 집권 중반기를 이끌인사 지도체제가 출범한 것이다.여기서 우선 지적하고 싶은 것은 김대통령 정부 아래서도 개각으로 대표되는정부 고위층의 인사 개편이 잦았다는 사실이다. 김대통령 취임으로부터 2년이 채 안된 이 시점에서 볼 때 국무총리가 네 사람째이고 경제부총리가 세 사람째이며 통일부총리가 네 사람째이다. 세번째 또는 네번째 장관을 맞이하는부서도 여기저기서 발견된다.
**제2기 체제 출범**
이처럼 잦은 인사개편은 바람직스럽지 못하다. 특히 내각의 경우 장관이라면일정한 기간이 안정되게 주어져야 정책의 효율성과 일관성을 유지할 수 있게된다.
물론 그렇게 잦을 수밖에 없었던 배경을 이해 못하는 것은 아니다. 출범직후의 재산 파동, 그 뒤 하늘과 바다와 땅 및 지하 등 곳곳에서 일어난 대형사고들이 개각을 불가피하게 했음은 우리 모두가 잘 알고 있는 사실이다.그러나 이제 우리는 사고가 나면 {도덕적 책임}을 물어 장관을 퇴진시키는관행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필자는 주장한다. 사고가 일어나면, 그 사고에 대한 직접적 책임자들이 누구들인가를 밝혀내고 그 사람들이 져야 할 법적.제도적 책임이 무엇인가를 따지고 나서 거기에 상응해서 인사조처를 비롯한 처벌이 따라야지, 어느 한 부서의 최고 행정관리자인 국무위원에 막연히 {도덕적책임}을 앞세워 물러나게 하는 것이 과연 선진국을 지향하고 세계화를 추진한다는 오늘날의 시대적 흐름에 적합한 것인지 깊이 생각할 필요가 있다.그 다음으로 지적하고 싶은 부분은 외교와 안보 분야의 인사이다. 그동안 이분야의 정책은 많은 혼선을 빚었다. 그래서 정책의 조정이 절실히 요청됐다.이번에 발표된 외교.안보 진용을 보면, 실무경험과 보수적 성향이 매우 강하다. 이 진용에서는 혼선 같은 것이 나타날 것 같지 않다. 그 점에서 우선 국민들을 안심시킬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실무 경험에만 매달려 일을 하다보면 정책이 동맥경화증에 걸려 참신성이나 창의력을 잃게 된다. 이 점을 새로운 외교.안보 진용은 유의하기 바란다.
그 다음으로 지적하고 싶은 대목은 대통령 비서실의 개편이다. 우선 비서실장이 직업정치인으로부터 외교와 통상에 밝은 학자출신의 전문인으로 바뀌었다. 또 정책기획수석비서관 제도가 신설되고 역시 학자출신이 기용됐다. 이것은 대통령 비서실의 정책보좌기능을 실질적으로 강화하려는 김대통령의 의지를 반영하는 조처로 풀이된다. 대통령 비서실은 자칫 잘못하면 대통령의 그날그날의 행사를 기획하고 뒷받침하는 일에 매달리게 된다. 물론 그 일도 중요하지만, 그러나 그 일에 매달리다보면 중장기적인 안목에서 정책을 구상하기가 어려워진다.
김대통령도 이 점을 느낀 것으로 보인다. 그래서 개편을 단행한 것으로 보인다. 대통령 비서실에서 3년10개월동안 일했던 필자의 경험에 비출 때, 이번개편은 비교적 긍정적으로 평가할 수 있다. 필자는 이번 개편을 계기로 대통령 비서실이 정책 입안과 추진의 기능을 활성화하게 되기를 기대한다.그 다음으로 지적하고 싶은 대목은 경제 및 복지 분야의 인사이다. 전반적으로 볼 때, 실무에 밝은 유능한 전문관료들이 포진하게 되어 적어도 행정능력의 차원에서는 일단 믿음이 간다.
그래도 여기서 꼭 한가지 덧붙이고 싶은 말이있다. 그것은 특히 최근에와서우리나라에서 재벌의 힘이 엄청나게, 아니, 지나칠 정도로 커지고 있다는 사실이다. {재벌 권력}이란 말이 공공연히 쓰이고 있는 현실이 그러한 상황을입증한다.
**{재벌권력} 우려상황**
이렇게 말한다고해서 필자가 재벌을 악의 상징처럼 보고 있는것으로 곡해 하지 않기 바란다. 분명히 말하건대 필자는 재벌의 긍정적 역할에 대해 충분히인정하고 있다. 그래서 기업들이 보다 더 활발히 일할 수 있도록 법적&행정적 규제가 완화돼야 한다고 믿고 있다.
그러나 그렇게 하려면 미국에서처럼 반트러스트법이 강화되고 철저히 집행돼야 한다. 반트러스트 체제가 약한 상태에서 재벌만 사실상 마음대로 일하도록내버려두면 공룡화한 재벌의 권력이 국가를 좌지우지하게 된다.마지막으로 지적하고 싶은 것은 몇몇 유임된 장관에 대해서이다. 특히 눈에띄는 장관은 김숙희 교육부장관이다.
필자가 보건대 김장관은 교육개혁, 특히 대학의 자율화를 위해 많은 노력을기울여 왔다. 대학가에서는 김장관을 역대 문교부 또는 교육부 장관 가운데드물게 보는 성공사례로 꼽고 있다.
**교육부장관에 기대**
세계화와 지방화를 동시에 추구하는 가운데 통일의 초석을 놓아야 할 오늘날의 시점에서 교육의 역할만큼 중요한 것도 없다. 이런 시각에서 필자는 김숙희장관이 더 많은 노력을 기울여 줄 것을 기대하고자 한다.전반적으로 새 내각의 분발을 기대하고자 한다. 국민들의 아픈 부분들을 다독거려 주면서 동시에 국가 전체를 한차원 높게 발전시켜 주는데 앞장서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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