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지례돼지 토종 핏줄에 큰 덩치

"혈통은 토종에 가깝게 체형은 메머드화"경북 금릉군 지례면 주민들은 을해년 돼지해를 맞아 멸종한 지례돼지 살리기운동에 부푼 꿈을 키우고 있다.

경북 금릉군 지례면은 옛날부터 고기맛이 좋기로 소문난 돼지 명산지. 몇년전부터 지례신용협동조합(이사장 문재원·47)조합원들은 멸종한 지례돼지 옛명성을 되찾기 위해 종축장을 세우고 '돼지골'만들기에 나섰다.18년간 양돈사업에만 정성을 쏟았지 지례돼지 찾기에는 등한시 해왔다는 조합원들의 자책감이 그 계기가 됐다.

조합원들은 91년초 지례돼지 혈통과 체형이 비슷하다는 합천 토종돼지 5마리를 들여와 사육한뒤 작년 제주도 돼지 2마리와 두차례 결혼(?)시킨 끝에 현재 20마리로 늘어났다. 보통 개량돼지에 비해 식욕이 왕성하지 못한데다 지난 여름 더위까지 덮쳐 돼지가 죽는 등 시련도 있었으나 조합원들의 지극한보살핌 끝에 현재 10여마리의 어미돼지가 임신중에 있다. 특히 이들 돼지가내년 정초에 새끼를 낳을 예정이라 주민들은 "돼지해에 동네경사가 났다"고즐거워 하고 있다.

돈사 한 켠에는 지례돼지의 운명을 쥐고 있다는 전라도 운봉 맷돼지 2마리가교배를 기다리고 있어 전망도 밝다. 조합은 지례돼지의 특성인 검은 털과 맷돼지형 얼굴에 가깝게 하기 위해 이들 맷돼지와 교잡하면 지례돼지의 혈통과외형을 거의 찾을 수 있을 것으로 확신하고 있다.

조합은 일제 6.25등 수난을 거치면서 밀도살로 멸종한 지례돼지의 족보를 바로잡기 위해 문헌이나 사진 등 뿌리찾기에도 나서는 등 혈통보존사업에도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이사장 문재원씨는 "멸종된 지례돼지는 맑은 물과 깨끗한 공기를 마시며 자라고 고기맛이 좋았다"며 "이들 돼지도 4~5년 정도 지례환경에 적응하면 자연스레 비계가 적은 지례돼지로 바뀌게 된다"고 자신에 차 있다.문씨는 "지역특산물로 키워 농가소득에도 보태고 2~3년 더 지례환경에 적응시켜 전통 지례돼지의 고기맛을 전국에 보급할 계획"이라고 의욕을 보이고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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