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주부리포트-자원봉사

구세군 자선냄비의 종소리가 울려퍼지는 12월의 거리는 한해를 마무리하려는시민들의 발걸음들로 분주하기만 하다. 빨간 사랑의 열매를 가슴에 단 사람들의 모습이 한결 풍요로워보이는 것은 차가운 날씨를 녹이는 따뜻한 이웃사랑의 열기때문이 아닐까.선진국을 향해 달려가는 우리나라에서도 사회와 이웃을 위해 나눔의 정신을실천하는 자원봉사자들의 활약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 10여년전만해도 자원봉사라는 말자체가 낯설었는데 지금은 대구지역만해도 대구시사회복지협의회산하 11개 사회복지기관과 관련단체 등에서 자원봉사경력이 있거나 현재 봉사활동을 펴고있는 사람들이 2만여명에 달하고 있다. 단체에 소속되지 않고개별적으로 활동하는 사람들도 적지않다.

영국이나 미국 등 선진국보다는 아직 미미한 숫자이지만 매년 봉사활동에 참여하는 사람들이 늘고있어 우리나라도 자원봉사의 생활화가 멀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자원봉사자들이 소외된 이웃들을 찾아 따스한 사랑을 펼치는 현장을 동행해보았다.

중풍을 앓는 비산동의 곽순조할머니를 정기적으로 방문하는 주부 안병숙씨(46·대구시 수성구 범물동), 성인자씨(39·대구시 동구 신천동)는 몸이 불편한 할머니에게 옷을 갈아입히고 빨래며 반찬거리 장만, 청소 등을 하며 며느리처럼 정성껏 돌보았다. 가족이 없이 홀로 여생을 보내는 할머니의 표정이 평화스러워보이는 것은 이들의 헌신적인 돌봄때문이라는 생각이 들었다.한국이웃사랑회 주최 세계난민어린이돕기 사랑의 저금통갖기 행사에 참가한홍정실씨(38·대구시 수성구 지산동)는 자원봉사는 남을 위해 하는 것만이아니라 나의 가족, 나의 행복도 함께 추구하는 것이라는 사실을 5년여의 봉사활동을 통해 깨닫게 됐다고 말했다.

매년 겨울이면 시각장애인 가정들에게 김장을 담가주는 주부들, 장애인들을돕는 녹음봉사자들, 차량봉사자들, 병원에서의 가제접기며 안내봉사 등 사회구석구석에서 오른손이 하는 일 왼손이 모르게 사랑을 심는 봉사자들이 많다.

그러나 일부 봉사자의 경우 개인적인 이익을 위해 봉사활동을 펴거나 눈에띄는 봉사의 열매를 기대, 쉽게 실망하거나 활동을 흐지부지해버리는 경우도적지않아 '대가를 바라지 않는 순수한 봉사정신'이 아쉽다는 지적도 나오고있다. 대구시부녀복지과의 이상욱계장은 "자원봉사자는 먼저 가까운 곳에서자신있고 관심있는 일부터 시작하는 것이 필요하며 봉사에 대한 보답은 결코생각지 말아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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