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95매일 신춘문예 동시 당선작

미로여행숨가쁜 골짜기도 허허벌판 돌밭도

냇물은 희희낙락 자(尺)질 않는 처세술에

한겨울 굳은 표정 가슴에도 노랠 품고

이 물 저 물 어우러진 물의 숲 속 돛배 한 척

순풍에 닻 내리고 나침눈에 매달림은

한바다 갈 길 캐고서 어스름마저 꿰뚫는가

가을바람 경작한 새털구름 채마밭에

풍향 잊은 새 몇마리 고즈넉이 선회한다

한세상 고뇌의 텃밭 잡초떨기 쪼으면서

들숨에 달빛 머금고 날숨에 어둠 토하며

파도뿌리 깨물고는 살 부비는 조가비 되어

한밤중 자맥질 하며 샛별 따는 꿈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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