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찰차가 시내를 벗어난다. 폐차장을 지난다. 산등성이로 난 길을 탄다. 산새 몇 마리가 푸른 하늘로 날아간다. 다복솔밭을 지난다. 떨기나무들이 아침햇살을 받고 있다.쇠그물로 친 긴 담장이 나선다. 그 안에 철조망이 또 담을 치고 있다. 펜스와 철조망은 녹이 슬었다. 철대문 앞에 순찰차가 멎는다. 의경이 차에서 내린다. 젊은 남자가 수위실에서 나온다. 찰흙색 제모에 제복을 입고 있다. 의경이 그에게 무슨 말을 한다. 수위가 철대문을 열어준다. 의경이 차에 오른다. 차가 운동장으로 들어간다. 회칠이 벗겨져 누더기같은 길다란 이층집이나선다. 창문마다 쇠막대가 세로지르고 있다. 그 창 하나에서 알머리 젊은이가 내다본다. 여윈 얼굴이 종잇장같고 목이 유난히 길다. 표정없는 그 얼굴을 보자 겁이 난다. 그동안 편안하던 가슴이 다시 뛴다. 산골 동네에 있던디딜방아가 그랬다. 무엇이 가슴을 내리친다. 나는 오줌이 마렵다. 의경이차에서 내린다. 나를 보고 내리라고 한다. 우리는 건물 안으로 들어간다. 복도 먼 쪽에서 아이의 울음소리, 어른의 노래소리가 들린다. 복도에는 퀴퀴한냄새가 난다. 한 팔을 뒤튼 소년이 괴상한 걸음으로 걸어온다. 군청색 제복을 입고 있다. 소년이 나를 보고 웃는다. 머리를 까딱인다. 응겹결에 나도머리를 까딱인다.
"형, 새를 봤어?"
소년이 뒤뚱거리며 묻는다.
"응. 새를 봤어"
의경이 내팔을 잡아끈다. 어느 사무실로 나를 데리고 들어간다. 가운 입은이마 벗겨진 의사가 다른 방에서 나온다. 때를 탄 가운이 꾀죄죄하다. 의경이 주머니에서 종이를 꺼낸다. 종이를 의사에게 준다. 의경이 무슨 말인가한참 속달거린다.
"사건 용의잔데… 정신박약증인지… 지능지수가 어느 정도될까 하고… 별도지시가 있을 때까지…"
나는 오줌이 몹시 마렵다. 오줌을 눈지가 어제 저녁이다.
"이봐, 미스 노"
의사는 자기가 나온 방을 돌아본다. 열린 문에서 안경낀 여자가 나온다. 말총머리에 각진 얼굴이다. 체크무늬 윗도리에 청바지를 입고 있다."이 친구 데려가 아이큐(IQ) 테스트 한 번 해봐"
나는 엉거주춤 일어선다. 오줌을 쌀 것 같다. 제대로 걸을 수가 없다. 삳께를 싸쥔다. 미스 노가 금방 알아차린다. 나를 데리고 복도로 나간다. 의경이따라 나온다. 미스 노가 복도 중간을 손가락질한다. 나는 비척이며 걸어간다. 화장실 표시가 있다. 문을 열고 들어간다.
"거긴 여자용이예요!"
미스 노가 소리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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