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매일춘추-세계화와 한자교육

최근 우리주위에서는 세계화의 거센 흐름속을 쉽게 헤쳐나가기 위해 외국어의 조기 습득을 그 어느때보다 강조하고 있다.그러나 중·고·대학동안 십여년에 걸친 집중적인 영어교육에도 여전히 외국어는 습득하기 어려운 분야로 남아있다. 어느 대학에서는 외국어로 강의를한다거나 자녀의 외국어학교 입학을 꿈꾸는 학부모들은 어린애들을 외국연수까지 시키고 있다.

하지만 외국어가 영어뿐이겠는가? 미국이 오늘날의 국제정세를 주도한다지만일본 중국 한국을 포함한 동북아시아의 중요성은 장차 한자문화가 중요하게부각될 것임을 예고하고 있다.

그러나 우리 2세들은 웬만한 영어책은 쉽게 읽지만 '千字文'을 '天字文'으로쓴다거나 수천년 내려온 족보나 문집을 신기한 물건으로 물끄러미 쳐다만 보는 실정을 무어라고 설명해야 옳을까.

나는 한자쓰기를 고집하는 사람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한자를 사라진 고대문자처럼 취급하는 것 역시 바라지 않는다.

일본 대학생들은 우리나라 '삼국유사'나 '삼국사기'를 스터디교재로 쓴다는데 과연 우리는 세계화에 어떤 준비를 하고 있는지 자못 아쉽기만 하다.제대로 된 한문번역자 내지 국학연구자가 양성되려면 수년이 걸리는데도 양성된 인력마저 제대로 받아들이지 않는 현실에서 누가 그 어려운 가시밭길을흔쾌히 가고자 할 것인가.

태풍이 스쳐간 뒤 푸른 하늘과 잔잔한 바다가 있다는 것을 누구나 알지만 언제까지 세계화란 태풍을 피하기위하여 옷을 여미고 움츠리고만 있을것인가.우리속에 깃들어 있는 소중한 문화가 가장 세계적이며 소중함을 인식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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