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민주 2김퇴진 확산

민주당 이기택대표는 13일 제주도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새로운 세대가 또한 세대를 담당하는 우주의 진리를 정계에도 적용해야 한다]며 세대교체론을공식 제기했다.정계은퇴 선언후에도 당의 지배주주로서 계속 영향력을 유지하고 있는 김대중 아태재단이사장을 {서산에 지는 해}로 비유하며 정계에서 완전히 물러나앉을 것을 요구한 것이다.

이대표는 [인간사회도 흥망성쇠가 있고 아무리 훌륭한 인재라도 때가 되면2선 후퇴를 해야 한다]며 김이사장의 정계절연을 우회적으로 요구했다.김종비대표 또한 민자당의 환골탈태 작업이 추진되는 과정에서 2선퇴진을 눈앞에 두고 있다. 그는 지난 10일 김영삼대통령과의 회동에서 퇴진을 통보받고이제 하거를 위한 절차만 남겨놓고 있다.

김대표는 한때 [이대로는 물러날수 없다]며 올해 여러가지 어려움이 예상되지만 반드시 이겨낼 것]이라고 퇴진압력에 반발하기도 했으나 대세는 이미 돌이킬수 없는 쪽으로 흐르고 있다.

이처럼 한시대를 풍미했던 두 정치거물이 거의 똑같은 시기에 세대교체론의과녁이 되고 있는 것은 정치사적으로도 상당한 의미를 지니고 있다는 지적들이다.

지난 수십년간 이 나라 정치를 좌지우지했던 {3김시대}가 종언을 향해 치닫고 있다는 점에서 더욱 그렇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 정치권 일각에서는 [지난 14대 대통령선거로 {3김}의 승부가 가려진 후에도 패자가 계속 정치판 주역으로 남아 권토중래를 도모하는 것을 역사의 수레바퀴가 과연 용인하겠느냐]는 견해도 나오고 있다.국민대 윤영오교수는 [지금이 정치권에서 세대교체를 할 적기]라면서 [정치인의 가장 큰 역할이자 의무는 바로 차세대 정치가를 양성하는 데 있다]고 세대교체론의 필요성을 제기했다.

그는 이와 관련, [김대중씨든 김종비씨든 이제 나 아니면 안된다는 생각을버리고 후진을 양성, 국가에 기여토록 해야 한다]며 차세대 정치주자를 육성해야 한다고 밝혔다.

김영삼대통령도 올해 국정목표로 정해진 세계화구상과 관련, [세계화는 차세대에게 꿈과 희망을 주는 것이 돼야 한다]며 21세기를 짊어질 차세대 주자의육성 필요성을 강조한바 있다.

정치권에서는 특히 최근들어 본격 제기되고 있는 {세대교체론}이 오는 6월의지방선거와 96년 총선, 97년 대선으로 이어지는 향후 정치일정을 앞두고 갈수록 확산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풀뿌리 민주주의}의 완결편인 4대 지방선거는 후보자만 해도 어림잡아 수만명에 달하고 그 과정에서 참신하고 유능한 정치신인들이 대거 등용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세대교체붐이 조성될 것이라는 분석들이다.더구나 주민직선으로 선출될 15개 시도지사, 그중에서도 민선 서울시장은 차기 대권주자로 평가될 만큼 정치적 영향력이 뒤따를 전망이어서 정계주역의교체 또한 불가피하다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이런 관점에서 일각에서는 [최근의 세대교체론이 결국 정계재편으로 이어질공산이 크다]고 관측하고 있다.

김대중 김종비씨등의 퇴장과 지방선거를 전후한 정치판 물갈이가 맞물리면서3당합당의 골격을 유지하고 있는 민자당이나 전당대회 문제로 진통을 겪고있는 민주당 모두 새로운 {판짜기}에 직면할 것이란 해석이다.고려대 서진영교수는 [지방자치선거를 전후해 여야 모두 당을 재정비하게 될것이며, 선거결과에 따라 뒤이을 총선에 대비해 중앙정계의 변화가 예고된다]고 예상했다.

또 서강대 박호성교수는 [올해 여는 여대로, 야는 야대로 체질뿐 아니라 체제의 구조개편 문제에 봉착하고 있다]며 [이는 우리 정치가 한단계 더 발전하기 위한 자연적이며 필연적인 흐름]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나 세대교체론이 그 당위성에도 불구하고 현실적으로 얼마나 정계의 역학구조를 뒤바꾸게 될는지는 아직 좀더 두고봐야 한다는 시각도 없지 않다.특히 표적이 되고 있는 김대중 김종비씨의 경우 각기 호남과 충청권 정서를대변하는 분위기가 남아있기 때문에 지역감정문제와 맞물릴 경우 상당한 반발과 진통이 뒤따를 것으로 예상된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 서울대 한상진교수는 [당위론적으로 봐서 세대교체는 당연히 필요한 일이나 문제는 현실가능성]이라며 [특정인을 염두에 둔 퇴진론이 현재로선 어떻게 받아들여질지 예측키 어렵다]고 말했다.

하지만 역설적으로 {망국병}으로 불리는 지역갈등을 극복하기 위해서도 새인물이 나서야 한다는 견해 또한 설득력을 얻고 있어 최근의 세대교체론이 향후정국구도에 어떻게 투영될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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