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상하흔들림 '직하형'엄습

전후 최대의 피해를 낸 고베등 일본 긴키 지방 지진은 반세기 가까이 대형지진 '무풍지대 로 알려진 곳에서, 특히 가장 무서운 '도시직하형 으로 내습했다는 점에서 관계자들에게 충격을 주고 있다.일본에서 지난 50년이래 1백명이상의 사망자를 낸 지진은 83년 동해중부지진(1백4명 사망)과 93년 홋카이도 서남해상지진(2백29명 사망)등 단 2건 뿐이다. 또 1천명이상의 사망자가 나온 지진은 48년 후쿠이 지진의 3천7백69명사망이래 처음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중 앞서의 2건은 모두 지진직후의 해일에 의한 피해였고, 후쿠이지진은 이른바 '직하형 지진이었다.직하형지진이란 글자그대로 바로 밑에서 발생하는 지진을 말하는 것으로, 진원이 원거리일 경우 좌우 흔들림이 대부분이나, 발밑이 진원 혹은 진앙인 직하형은 좌우동요뿐아니라 심한 상하 흔들림도 동반돼 피해가 그만큼 커진다.도시직하형은 인구가 밀집된 도시지역에서 발생하는 직하형지진으로, 이번고베市의 피해가 그 엄청난 파괴력을 입증했다.

지진이 미치는 위력의 규모, 즉 에너지 등급을 표시하는 마그니튜드(M)가7.2로 기록된 이번 지진은 지난해말의 日동북부 아오모리 동부해상 지진M8.1을 밑돈다. 그럼에도 당시 사망 2명등 가벼운 피해를 낸 것과 비교되는것도 직하형이 도시근처 얕은 지하에서 발생한 때문이라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고베는 진원 아와지시마에서 불과 20㎞밖에 안되며, 지진이 빈발하는 활단층을 통해 지진파가 순간적으로 직결됐다는 분석이다.

고베와 아와지시마등 긴키지방에서 강진이 발생한 것은 1916년 M6·1이후 처음으로, 당시에도 불과 1명이 죽고 5명이 부상하는데 그쳤다는 것. 일본인들은 이 때문에 지진 안전지대로 생각하고 있다가 뒤통수를 얻어 맞은 듯한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으며, 일본열도는 어느 곳도 지진없는 곳이 없다. 차라리 지진이 적당히 발생하는 게 낫다"고 입을 모을 정도다.지진전문가들도 긴키지방이 수많은 활단층을 안고있음에도 불구하고 반세기가까이 평온을 유지한 것은 그동안 에너지가 축적돼왔음을 의미한다며 이번에 '스트레스가 폭발'한 셈이라고 비유하고 있다. 동경대 지진연구소의 미조우에 교수는 "작년 11월 이 지역에서 소규모 군발지진이 발생했던 것은이번 지진의 사전 조짐이었던 것 같다"며 "이제 본격적인 활동기에 들어간것으로 보인다"고 말해 앞으로 대소형 지진 빈발 가능성을 시사했다.〈도쿄·김종천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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