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춘추-카타스로프 유감

'일본열도의 침몰'이라는 책이 연전에 세간의 관심이 된 적이 있다. 지구의지판구조로 볼때 유라시아판·태평양판·필리핀판이 마주치는 일본의 역학적구조때문에 일본이 지진으로 하강 침몰한다는 주장이다. 최근에 우리가 비교적 생생하게 기억할 수 있는 큰 지진으로는 지난 7년이 중국의 당산대지진·연전의 미국 캘리포니아 지진인데 고대로 소급해본다면 아직도 그 원인규명이 확실치는 않으나 대서양 주변에서 찬란한 문명을 구가했던 아트란티스제국의 멸망이나, 고대로마시대의 베수비오스화산의 폭발로 인한 대참사는 자연이 인간에게 내리는 큰 시련임에는 틀림없다. 또한 1923년 일본의 관동대지진때에는 무려 14만명의 인명피해와 아울러 피해 충격을 외부로 돌려보려는 일본당국의 의도로써 당시의 일본거주 조선인들에 대한 각종 유언비어를퍼뜨림으로써 일본당국이 조직한 '자경단, 실행지휘반'들에 의해 무고한 조선인들이 6천명이상이나 살해되었다.한국의 경우도 지진피해의 안전지대는 아닌 것 같다. 자료에 의하면 내부판의 지각균열단층이 비교적 발생하기 쉬운곳은 원산-서울-홍성에 이르는 대단층지대와 양산단층등은 지진취약지역으로 되어있으며 지난 78년 충남 홍성의지진은 대규모지반구조의 함몰을 가져왔다. 그런데 이번의 일본 고베지진참사를 보며 무고한 생명들이 희생된데 대한 인류애적인 동정보다는 무엇인가극히 덤덤하며 보편적 감정촉발이 잘 되지 않는 것은 필자개인만의 편협한마음일까? 그렇지 않으면 관동대지진 당시 억울한 피해를 당해 우리 조상들의 혼백에 대한 후손된 입장으로서의 죄스러움일까.

〈고려대아세아문제연구 소 연구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