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스포츠맨'입맛'에 맞춰라

컬러도복 문제로 일본과 유럽이 갈등을 빚고 있는 유도를 보는 태권도인들의시각은 매우 민감하다.지난 94년 9월3일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제103차파리총회에서 트라이애슬론과 함께 전격적으로 오는 2000년 시드니올림픽 정식종목으로 채택된 우리나라의 태권도는 앞으로 5년동안의 시험무대를 어떻게 슬기롭게 대처해 나가느냐에 대한 숙제가 예사롭지않기 때문이다.

지난 88년서울올림픽 당시 시범종목으로 올림픽에 첫 선을 보인 태권도는 역시 시범종목으로 개최된 '92바르셀로나올림픽에서 성공적으로 치러진 것을발판으로 시드니올림픽에 정식종목으로 등록, 남녀 4체급에 걸쳐 펼쳐지게된다.

그러나 자칫 '1회성 정식종목'에 그칠 우려도 무시할 수 없다.북한과 가라데의 방해공작을 뿌리치고 숙원을 풀었지만 '세계화' '영구종목화'에는 문제가 산적해 있다는 데 인식을 같이한다.

세계태권도연맹(WTF)과 각국 경기인들은 도복과 경기복을 구분, 컬러TV시대스포츠팬들의 입맛에 적응하려는 노력 뿐 만 아니라 규칙을 단순화하고 심판자질 향상을 위한 대책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흰색 도복은 어디까지나 수련에 필요한 옷으로 인식, 청·홍 또는 청·백 등색채를 도입해 팬들의 호기심을 충족시켜줄 필요가 있다는 지적에 WTF는 일단 긍정적이다.

WTF가 신경을 쓰는 부분은 경기자체의 흥미를 높여 대중적 흡인력을 갖추는일이다.

국제아마복싱연맹(AIBA)이 '아마추어'를 삭제하고 헤드기어를 링위에서 착용토록해 팬들이 선수를 한눈에 알아볼 수 있게 한 것처럼 태권도도 더 이상헤드기어를 쓸 필요가 없다는 의견도 제기된다.

가격으로 쓰러진 선수가 마루바닥에 넘어질 때 충격을 최소화하기 위해 헤드기어를 착용했지만 매트위에서 경기를 치르는 지금은 별 효력이 없고 오히려TV나 현장 관중들이 선수들의 표정을 직접 볼 수 있게 하는 데 방해만 되고있다는 것이다.

유효가격을 1점으로 한 채점방식도 얼굴공격의 경우 가산점을 주고 '고의적으로 허벅지 또는 무릎.정강이를 차거나 강하게 밟는 행위'를 포함해 모두13가지로 세분화된 경고행위도 크게 3~4개부류로 단순화시켜 박진감넘치는플레이를 유도할 수 있게 할 방침이다.

대한태권도협회(KTA) 등 각국 연맹이 제각기 적용하고 있는 보호대의 유효가격부위 역시 하나로 통일돼야 할 사항이다.

세계연맹은 현재 각 대륙별 연맹주관 경기에 한해 보호대의 복부에 직경22㎝,양 옆구리에 직경 17㎝의 원을 유효 가격부위로 하고 있지만 한국을 포함한 상당수국가는 앞 전면을 '띠'로 둘러 공격포인트로 하고 있어 빠른 시일내 통일이 시급하다.

세계연맹은 오는 11월 마닐라에서 열릴 '95세계선수권대회때 열릴 WTF총회때까지 일련의 안을 마련, 상정하기로 하고 빠른 시일내에 별도의 전담팀을구성할 방침이다.

김운용WTF총재겸 IOC부위원장은 "태권도가 명실상부한 위치를 굳히기까지는아직도 많은 어려움이 있다"며 "경기규칙과 도복, 체급 등 세세한 부분에 대해 종합진단을 내려야 할 때"라고 말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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