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사설-미 제재완화와 북한 개방

북한이 의도적으로 걸어 잠근 빗장이 서서히 풀리는듯 하다. 그들의 개방을향한 행군은 살기위한 몸부림과 한.미.일등 외세의 압력이 알맞게 작용하여날이 갈수록 가속화되고 있는 것 같다. 지난 19일 열린 미상원 에너지위원회는 북핵관련 청문회를 열고 "북한에 대한 미국의 지원은 남북관계의 진전이전제조건이 되지 않으면 안된다"는등 북한의 높은 콧대를 꺾는 발언이 연일쏟아져 나와 북한당국을 곤혹스럽게 만들고 있다.이런 와중에 한.미.일 3국은 북한에 제공할 경수로 노형과 관련, 코리아에너지개발기구(KEDO)설립규약 문안에도 '경수로는 한국 표준형'이란 문구를반영키로 했으며 한국이 경수로지원사업에 중심적 역할을 한다는 원칙을 재확인했다고 한다. 이는 북한에 대한 일종의 압력으로 제네바 핵회담을 성공적으로 성사시킨 그들의 심기를 매우 불편케 하는 요소들이다.북한에 대한 개방을 유도하는 것 중에는 압력이 아닌 우호적인 사업들도 있다. 미국은 21일 오후2시(한국시간) 북.미간 제네바합의에 따른 후속조치로북한에 대한 일련의 경제제재완화조치를 발표했는데 이것 또한 개방가속에일조를 하는 것들이다. 미국은 북한을 여행하는 미국인의 크레디트카드 사용을 허용하며 미국의 언론사들이 평양에 사무소를 개설할수 있도록 했으며 비상업 목적의 대북한송금이 허용되고 워싱턴에서 북한에 직통전화를 걸수있게했다.

이번 조치는 북한과의 통신및 금융거래를 비롯하여 기업및 언론인의 방북을허용하며 무역및 투자장벽의 일부를 완화하는 것이다. 이는 미국이 적성국을향해 굳게 잠가뒀던 미국쪽의 빗장을 과감하게 푼다는 뜻이기도 하거니와 그것을 북한쪽에서 보면 남의것을 받아들이기 위해선 자기네들의 빗장을 풀지않을 도리가 없게된다.

이 조치는 본격적인 교역을 통해 완전개방으로 가려면 여러 난관과 기술적인순서가 있긴 하지만 풀고 연다는 상징적인 의미만으로도 가치는 충분하다.이 발표가 있기 전부터 미국의 코카콜라.AT&T.CNN등 유수기업들이 북한진출을 위해 물밑작업을 벌여 왔으며 이번 조치를 출발신호로 더많은 기업들이북한의 문고리 벗기기 경쟁에 돌입할것같다. 제임스 레이니 주한미국대사는최근 "북한이 그토록 자부심을 갖고 주장해온 주체사상을 포기한것 같다"고 말하고 "그들이 살아남기 위해선 제네바합의에서 논의됐던 한국형 경수로의 수용과 남북대화는 받아 들이지 않을수 없을것"이라고, 변화하고 있는북한의 실상을 알려주었다.

이제 북한의 개방은 필연이며 또 시간문제이다. 우리가 이 시점에서 경계해야 할 일은 북한의 경제적 개방에만 너무 치중한 나머지 그것이 정치적 혼란을 야기하여 체제유지에 어떤 위협을 주는 일은 없도록 해야 할것이다. 바가지에 가랑잎 한닢을 띄워 물을 마시듯 지혜가 필요한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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