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미 대북제재 해제 의미

이번 미국의 대북 경제제재조치는 6.25전쟁 당사국으로서 3백만명의 인명을잃었고 불과 6개월전까지도 '제2의 전쟁' 운운하며 으르렁 거렸던 두나라가 45년간의 빗장을 말끔히 걷어 치운다는 점에서 큰 의미를 찾을 수 있다.특히 이번 조치는 미국내 복잡한 여건으로 '초기적인 해제'에 불과하지만앞으로 최대 걸림돌인 남북관계개선등 북한의 태도에 따라 얼마든지 급속한진전을 가져올 수 있어 관심이 크다.이같은 미국의 조치가 발표되던 날까지도 미의회와 일부 행정부 전직 고관들은 대북경수로 지원이 포함된 모든 협정에 대해 노골적으로 불만을 표시하고있는때라 클린턴 정부로서는 이번 조치발표를 상당히 부담스러워 했다는 분석이다.

우선 통신과 정보 제재 해제조치는 양국간 관계개선에 새로운 계기가 될 것임이 확실하다.

그동안 평양에서 미국으로의 전화통화는 가능했으나 미국에서 북한으로의 전화통화는 불가능했었다. 바로 미국정부의 대북 통신제재때문 이었다. 하지만AT.T를 비롯한 미국의 전화사들은 이미 광케이블을 이용, 북한에 교환기만설치하면 대단위로 통신이 가능할 정도로 '오늘'을 대비해 왔다한다. 따라서 21일 오전10시(미국시간 21일 새벽0시)를 기해 이번조치가 발효되면 미국에서 북한으로의 통화가 상당량 있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다만 북한내부의 전화보급이 불과 수백만대로 낙후돼 있고 무엇보다 통제사회로 일반인의 외국통화가 어려워 그 효과가 당장 나타날지는 미지수로 보고있다. 예를들어 미국교민들이 북한의 친인척에 전화를 걸 경우 마을마다 한대씩 전화기가 설치돼 있을 경우 수신이 힘들고 설사 북한친척이 전화를 받았다고 하더라도 터놓고 대화를 할수없어 결국 통신해제가 큰 의미가 없을수도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무엇보다 이번 조치에서 가장 관심을 끄는 것은 양국간 언론사의 지사 상호교환설치 문제이다. 물론 이는 미국의 CNN방송이 북한에 지국설치를위해 치밀한 로비를 하여 성사된 것으로 보이지만 워싱턴과 평양에 상호 언론사 지국이 설치되는 것은 예상이외의 변화를 초래할 수도 있다.다음으로 은행결제와 송금허용은 기업 진출의 밑바탕이 될 것이고 교민들의대북송금 또한 촉진될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 북한당국은 미주교민들의 대북 송금을 위해 관광이나 모국방문형식으로 초청을 해 왔었으나 앞으로는 미국에서 직접 송금이 얼마든지 가능하게되었다. 또한 비록 약 5백만달러 정도 밖에 되지 않는 것으로 추정되지만 미국내 북한 자산의 동결해제는 그만큼 양국간 신뢰회복에 도움이 될 것이다.마지막으로 미국기업의 북한 투자는 제3국과의 거래형식으로 허용된다는 것은 미국기업의 직접투자는 시기상조라는 분석이다. 이는 미기업이 북한에 들어가려면 사례별로 정부의 허가를 받아야 하는 것으로 북-미간 관계진전에따라 완화 또는 확대될 것임을 시사하고 있다.

이와관련 헤리티지 재단 아태담당 핏셔 연구원은 "북한이 지금 관심이 있는것은 미국의 돈이지 통제도 할수 없는 미국의 기업을 불러들이는 것이 결코아니다"며 "대북직접 투자는 당분간 큰 기대를 할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북한전문가인 카네기 재단 셀릭 헤리슨연구원은 "코카콜라가합작기업형식으로 북한 진출을 서두르는 것처럼 많은 미국의 기업들이 장래를 위해 대북진출을 노리고 있다"며 "북한에서도 금이나 철, 그리고 마그네슘등을 갖고 나올 수 있다"고 말했다.

이번 미국의 대북제재해제는 지난 8일 대미제재 해제와 함께 양국간 관계진전을 가시적 조치로 새로운 이정표가 될 것임에 분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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