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러-체첸 이제 어떻게 되나

뼈대만 앙상한 그로즈니의 대통령궁에 19일 러시아삼색기가 게양되면서 6주간 계속된 게릴라 전투는 러시아의 승리로 끝났다.대통령궁 사수를 위해 결사항전을 다짐했던 체첸군은 독립의 상징적인 건물이 러시아에 접수됨으로써 세가지 선택 기로에 섰다. 독립을 포기하고 러시아에 항복하는것과 결사항전의 다짐처럼 러시아 탱크 캐더필러에 몸을 던지는것. 그리고 게릴라전으로 러시아에 지속적으로 저항하는 일.일단 군사전문가들은 게릴라전의 양상으로 갈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미 체첸군은 게릴라전을 예상해 산악지역에 진지를 구축한 것으로 알려졌다.이에따라 러시아군은 대통령궁 함락이전부터 게릴라전이 예상되는 체첸 외곽거점지역에 대한 폭격을 퍼부었으며 수개의 낙하산부대도 투입했다고 ╋통신은 전했다.

퇴역한 이스라엘 장성 시몬 나쉬는 게릴라전으로 가면 체첸이 유리하다고 말한다. 러시아군은 산악지역에 익숙하지도 않고 사기도 낮기 때문 이라는 것이다. 그러나 체첸군이 지속적으로 게릴라전을 펼치기에는 능력이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19일 체첸의 독립은 좌절됐고 수도 그로즈니는 러시아군에게 떨어졌다. 러시아군은 승리했다.

그러나 러시아의 승리는 상처뿐인 영광이다. 당초 소수민족의 분리, 독립움직임에 대해 으름장을 놓을 속셈으로 체첸에 진격한 것이 보리스 옐친대통령의 정치적 입지마저 흔들리는 대 모험이 되고 만것이다. 경제적, 군사적, 정치적으로 패배와 다름없는 승리다.

옐친의 대체첸 군사작전 종료의 선포가 있자마자 상원인 연방회의는 옐친에대한 탄핵절차를 밟기 시작했다. 탄핵가능성은 희박하지만 옐친으로서는 여간 부담가는 일이 아니다.

또 소수민족 자치공화국의 독립요구가 더욱 드세질 것으로 보인다. 승리는러시아가 안았지만 체첸으로서는 독립요구를 전세계에 알렸고, 반두다예프파를 제거했으며 민족을 더욱 결속시켰다. 이를 바탕으로 잉구셰티아, 오세아티아등 인근 지역의 독립 시도가 예상된다.체첸사태로 러시아의 무력한 군사력이 그대로 드러난것도 러시아로서는 큰 상처가 아닐 수 없다. 아프가니스탄 사태에서 어느정도 드러나 러시아군 지도부의 무능한 통솔력은 이번 체첸사태로 군의 사기뿐 아니라 국민들의 믿음까지 실추시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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