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 강원도, 정선"나는 겨우 조그맣게 대답한다. 머리를 숙인다. 밥을주지 않는다는 말이 너무 겁난다. 멍텅구리배에 있을때, 선장은 그 방법을썼다. 나는 그때 많이 굶었다. 무엇보다 배고픔은 참을 수가 없다."정선이라 했죠? 정선 어디예요?"노경주가 거듭 묻는다. 나는 설명이 복잡해서 가만 있다. 내 기억은 그랬다.사람들은 마을 앞 강을 아우라지강이라 불렀다. 산골은 십여 호 되는 작은마을이었다. 아버지의 학교는 정선읍에 있었다. 아버지는 날마다 나룻배를타고 강을 건넜다. 언제나 낡은 가죽가방을 들고 다녔다. 강을 건너 여량역에서 통근열차를 타고 읍으로 나갔다. -당신이란 사람은 참으로 알고도 모르겠어요. 나룻배 타고, 기차 타구, 지겹지두 않아요? 그 삯을 1년만 모아두냉장고 하나쯤 사겠어요. 여량이 좋다면서 여량으로 옮겨와선, 다시 강 건너이 마을까지 들어올건 뭐예요. 무엇 때문에 이런 산골에 처박혀 살겠다는 거예요. 전 정말 미치겠어요. 감옥도 이런 감옥이 없어요. 시우는 그렇다 치구, 시애 학교만 해두 좀 불편해요. 어린 것이 날마다 나룻배를 타고 건너다녀야 하니. 엄마가 아버지께 대들었다. 시애가 국민학교에 다닐 적이었다.나는 정선읍내에 살았던 기억은 한가지도 없다. 여량역 부근에 살던 기억은조금 남아 있다. 엄마 말에 아버지는 대답이 없었다. 한참 있다 아버지는 마당으로 나갔다. 뒷짐을 지고 남쪽을 바라 보았다. 첩첩의 산을 넘어, 멀리로반륜산과 삼층바위가 보였다. 두 산은 높디 높은 메였다. 정선군에서는 가장높은 산이라 했다. 언젠가 아버지가 말했다. -저 산이 나를 부른다. 잠결에도 저 산이 나타나서 내게 오라, 내 가까이로 오라, 시우를 데리고 여기 와서 살아 하고 우렁우렁 말하지. 그 말을 듣고 시애가, 아버지 산이 어떻게말을 해요 하고 물었다. 아버지가 대답했다. -산이 말을 하구 말구. 어떤 사람만이 산이 하는 말을 알아 듣지. 나도 이제 산이 하는 말을 알아들을 수있어. 아버지는 정말 산이 하는 말을 알아듣듯, 학교에 나가지 않는 날은 산을 찾아 떠났다. 배낭을 메고 반륜산이나 삼층바위로 올랐다. 아버지는 늘나를 데리고 갔다. 그쩍만해도 아버지는 술을 덜 마셨다. 우리는 저물 무렵에야 산골로 돌아왔다. 마을에는 밥 짓고 파르스름한 연기가 피어올랐다."정선이면 아주 깊은 산골이네. 정선 읍내였어요? 아니면, 정선읍에서 또시골로 들어갔어요? 아버지는 농사를 지었나요? 아니, 거기 탄광도 있잖아요. 아버지가 광부였어요?"
노경주가 여러 말을 묻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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