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2차대전 종전50돌

올해로 2차 대전 종식 50주년을 맞지만 종전에 결정적인 역할을 한 핵의 악몽은 대물림하며 인류를 괴롭히고 있다.나가사키 원폭투하후 인근해역서 미군포로 구출작전에 참여했던 미군전함의한 승무원은 종전후 바로 결혼했으나 오랜 치료끝에야 아기를 가질수 있었다. 그나마곧 유산됐다. 겨우 첫 아기를 출산했지만 다리뼈에 이상이 있는불구였다. 다음 아이는 정신적 결함이 있었고 다음 아이는 뇌에 이상이 있었다. 온전한 아이는 한명도 없었다.

미국의회는 피폭군인과 그 가족들의 원폭후유증이 심각하다는 판단에 따라처음으로 미국의학위원회에 실태조사를 의뢰했다. 이 조사는 지난 23일 미국피폭군인회의 피폭퇴역군인들과 의학위원회 12명의 위원들이 만나면서 시작됐다.

이 자리에서 피폭군인인 루디 프로렌틴씨는 이 승무원의 예를 들면서 대물림핵의 악몽을 통계로 제시했다. 그의 조사에 따르면 6백38명의 피폭군인 자식중 26%가 심각한 유전적 결함을 지니고 있으며 26%는 암과 악성종양, 20%는뼈에 이상, 9%는 심장병을 앓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생식기능에 대한조사에서 17%가 사산, 5%는 조산의 경험이 있으며 4%는 불임이라는 충격적인결과가 나왔다고 주장했다.

그는 "피폭군인 가족의 1백%가 핵의 영향을 받았다"고 밝혔다.또 피폭군인회 오스카 로젠회장은 히로시마 원폭투하후 50년대 말까지 미국의 핵실험으로 인해 방사능에 누출된 군인의 숫자가 1백만명에 이른다고 주장했다. 1백만명에는 잠수함의 승무원과 핵무기를 다루었던 군인, 항공모함의 충돌사고에서 구조작업을 펼쳤던 구조대를 망라한 것이라고 덧붙였다.이는 핵실험에 참여했던 인원이 40만명뿐이라는 미국정부의 발표에 배가 넘는 수치. 정부는 2백35회의 대기권 핵실험에 20만명, 히로시마,나가사키 원폭투하후 각종 핵실험에 참여했던 군인 20만명등 총 40만명이 핵관련 작전에참여했다고 발표했었다.

미국정부는 지난해 2월에도 50년대 수소폭탄실험을 하면서 고의로 마셜군도주민 수천명을 방사능에 노출시킨 뒤 이같은 사실을 속였다는 주장이 제기돼파문을 일으켰었다.

로젠회장은 "연방정부가 피폭군인회보다 훨씬 정확한 자료를 가지고 있을 것"이라면서 정부차원에서 광범위한 조사가 이루어져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미국의학위원회 회장인 뉴멕시코 의과대학의 프레드 매틀러교수는 6월말경에조사가 완료된다고 말했다.〈김중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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