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주부리포트-친척호칭

호칭이나 지칭은 사용하는 사람들의 필요에 따라 만들어놓은 사회적인 약속이다. 핵가족화로 친척간의 거리가 멀어지며 자주 대하는 친족의 범위가 좁아지고, 상대적으로 처가와의 관계가 가까워지면서 '화법'에도 혼란이 극심하게 나타나고 있다.가족, 친지들이 한자리에 만나게 되는 설날에도 서로간의 호칭을 잘몰라서우물쭈물얼버무리거나 말실수로 어색해지는 경우가 흔히 있다.대구향교의 은종태장의는 "설날이 가까워지면서 친척호칭에 대한 전화문의가 적지않다"고 말한다.

이미현씨(28·대구시 서구 내당동)는 결혼 1년이 못되는 새댁. 남편의 사촌누나를 불러야하는데 말문이 막혀버렸다. 급기야는 '저기요…'로 불러 용건을 마친후에야 '아차, 형님이라고 부를걸'싶었다고 한다. 동서간에 '언니'로 부르는 곳도 있어 같은 호칭도 지역에 따라 차이를 보인다. 원칙은맏동서에게는 '형님', 아랫동서에게는 '동서', 시동생에게는 '도련님'(미혼) '서방님'(기혼), 시누이에게는 '아가씨'(미혼), '형님'(기혼)이라는 용어사용이 옳다.

설날엔 자주 못보던 친족들도 만날 수 있는만큼 예를 들어 할머니 남동생의지칭은'선우외가 할아버지', 호칭은 '외할아버지'가 무난하며 외할머니남동생의 지칭은 '외외조부', 호칭은 '외할아버지'로 부른다는 것쯤도알아두면 편리하다.

채종기씨(34·칠곡)는 다섯형제중 넷째로 자녀들이 그의 형제를 '큰아버지','작은 아버지', '작은작은 아버지'로 부른다고 한다. '화법표준화'에 따르면 서열순으로 '큰아버지','둘째 큰아버지', '셋째 큰아버지',아버지', '작은 아버지'로 불러야하나 은장의는 "호칭를 잘모르는 젊은 사람들을 고려해 사는 지역명을 붙여 '서울 큰아버지' '대전작은아버지' 등으로 부르는 것도 괜찮다"고 조언한다. 큰아버지를 '백부님'으로부르기도하나 호칭으로는 부적당하며 지칭으로 사용해야한다.신혼부부의 경우 남편을 기준으로 남편의 '형수님'이 아내에게도 '형수님'으로, 남편의 '누님'이 아내의 '누님'으로 부르다가 자녀출산후엔 자녀를 기준으로 '큰엄마'나 '고모'등으로 부르는 것도 잘못된 호칭사용의한 예이다.

물론 부를때 친밀감이 느껴지고 예의에 어긋남이 없으면 별문제가 안된다는의견도 있으나 평소 호칭을 바로 부르려는 노력이 요구된다. 김정희씨(31·방촌동)는 평소 의문사항이 있으면 향교 등에 전화로 문의하는 적극파이다.그는 호칭이 남성위주의 성차별문화에서 나왔음을 지적하고 있다. 실제로 처가부모를 부를때 20~30대는 '아버님, 어머님'의 호칭을 자연스럽게 사용하는데 비해 40대이후세대는 '장인어른 장모님'을 고수하는 경향을 보인다.화법표준화에는 이 모두를 인정하고 있다.

가족, 친지앞에서 아내를 '이봐' '어이'로 부르거나 젊은 남편이 아내를'마누라', 아내가 남편을 '아빠'라 부르는 것도 경박해보인다. 친부모앞에서는 '~어미, 이사람'(남편),'~아비, ~아범'(아내), 처부모앞에서는'집사람, 안사람, ~어미', '~서방, 애아빠'가 옳다.

최신 기사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