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WTO총장 승부수

김철수대사가 '경제유엔'이라 불리는 세계무역기구(WTO)사무총장 자리를 쟁취하기 위해 호랑이 굴이나 다름없는 미주대륙을 누비며 마지막 지지를 호소, 예상밖의 호응을 얻고 있다.브라질 아르헨티나에 이어 26일 현재 칠레를 방문중인 김대사는 남미5개국순방이 끝나는 28일부터 미국과 캐나다도 들러 지지를 당부할 계획이다.김대사는 3일간의 워싱턴 체류기간에는 30일 내셔널프레스빌딩 연설등을 통해 살리나스의 자진사퇴설로 고민하고 있는 요로에 "살리나스가 중도하차하면 김철수를 밀어달라"고 마지막 승부수를 던지는 한편 미국과 유럽 대결이첨예화될 경우에도 대비, 어부지리수도 겨냥하고 있다.

최근 WTO총회의장에게 보고된 각국의 세후보에 대한 지지현황은 이태리의 루지애로 전통상장관이 유럽과 아프리카 중심의 42개국으로부터 지지를 받고있고 다음으로 김대사가 아시아와 일부 중동, 아프리카의 32개국, 살리나스전멕시코대통령이 미주주축의 28개국으로부터 지지를 받고 있다는 것. 살리나스와 루지애로가 터전인 미주대륙과 유럽국의 일방적 지지를 받는 반면 김대사는 일본, 호주, 파키스탄 이외도 인도, 이집트, 나이지리아등 뜻밖에 제3세계국의 지지도 받고 있어 이번 미주대륙여행에서 환대를 받은 것을 고려하면 5대주로부터 고른 지지를 받을 수 있다는 것. 비록 표수가 궁극적으로중요한 것은 아니지만 예상밖의 지지라는 것이다.

하지만 워싱턴의 분위기는 "살리나스가 사퇴하더라도 미국은 김대사 대신 유럽국이 동의할 수 있는 마이크 무어 전뉴질랜드 총리등 제3의 인물을 후보로추천해야 한다"는 쪽으로 기울고 있어 김대사측은 잔뜩 긴장하고 있다. 그렇게 되면 김대사를 지지하고 있는 호주등 일부 국가가 이탈할 것은 물론 유럽국가들도 미국과 대결을 피하기 위해 전격 새로운 후보를 지지할 가능성이없지 않기 때문.

WTO총장 자리 쟁탈전이 이같이 치열해지는 것은 이 자리가 과거 GATT총장때'연봉 40만달러(3억2천만원), 부통령급 예우'에 비해 '연봉 60만달러(4억8천만원), 국가원수급 예우'라는 외형상의 무게이외도 갈수록 치열해지는 무역전쟁시대에 사실상 '세계적인 경제문제 해결사'라는 중차대한 역할을 담당해야 하기 때문이다. WTO총장직은 오는 3월15일까지 투표가 아닌 사전조정에의한 만장일치로 선임케 돼 있어 더욱 관심을 끌고 있다.

〈워싱턴·정서완특파원〉

최신 기사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