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백만원이라는 정당사상 유례를 찾아볼 수 없을 정도의 거금을 내걸고 당명을 공모, 그중에서 '가장 잘된 것'이라고 뽑아 문패를 바꿀것 같던 민자당이 돌연 統一韓國黨으로 당명개칭을 포기하고 원점으로 되돌려 놓았다. 2월7일 전당대회 이후도 민주자유당이라는 이름을 그대로 사용한다는 것이다.統韓黨이든, 韓國黨이든, 이름이 바뀌는 것으로 알았던 민자당의 이같은 급작스런 방향선회는 국민들을 어리둥절하게 하고도 남음이 있다. 세계화의 첫걸음인 것처럼 비치던 당명개칭이 주저앉게 된것이다.민자당이 이처럼 갈팡질팡하는 이유는 표면적으로 당안팎에서 "대통령을 탄생시킨 정당의 당명을 바꾸는 것에 반대한다"며 당명개칭에 대한 반대의사를 표시한 때문이라고 한다. 최근 여론조사 결과 집권여당의 당명을 바꾸는데 응답자의 60%가 반대하는 것으로 나온 것으로 알려졌다.또한 통일한국당이라는 이름이 세계화라는 구호에도 맞지 않는다는 이유도크게 작용했다고 한다. 당명에 국가명이 들어가 전체주의 색채가 너무 짙다는 것이다. 그리고 전당대회를 전후해서 탈당 내지 의원직사퇴를 고려하고있는 것으로 알려진 盧在鳳의원이 "당명에 국명을 그대로 쓰는법이 어디 있느냐"고 공개적으로 비난하고 나선것도 여권으로서는 부담으로 작용했던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다른 한편으로 알려지지 않는 이유가 있다는게 민자당주변의 분석이다. 바로 金鍾泌전대표의 발목을 잡아보자는데 더 큰 이유가 있다는 것이다.민자당의 이름, 당가, 당기가 바뀌는 판에 더이상 당에 남아 있을 이유가 없다는 金전대표의 갈길을 막아보자는 것이다. 金전대표의 행보를 원천적으로막지는 못하더라도 발걸음을 더디게 만들자는 계산이다.
金전대표측은 민자당의 깃발이 내려지게 되면 그 이름을 그대로 이어받아 신당을 창당한다는 이야기도 흘러나오고 있어 여권으로서는 심적인 부담을 느꼈을 법하다. 이 신당이 3당합당 정신을 계승한다는 명분을 들고서 내각제를내건다면 법통싸움까지 빚어질 공산도 크다는 지적도 있었다. 때문에 민자당의 당명고수방침은 당내투쟁의 명분을 제공하기 싫다는 의지의 표현이기도하다.
이러저러한 이유로 26일 청와대에서 당명개칭을 중단하라는 지시가 당에 떨어졌다. 즉시 당내에서 '통일한국당'이라고 당명을 바꾸기로 했다는 이야기는 쑥 들어가 버렸다. "이렇게 절묘한 이름이 아직 남아있다는게 신기하다"고 하던 당직자들의 입은 더이상 열리지 않았다. 여권의 관계자는 이와관련 "중요한 것은 당의 내용이나 세계화, 운영등의 개혁이지 당명변경이결정적인 것은 아니다"고 궁색한 설명을 늘어놓았다. 바로 얼마전까지 당내외의 한국당에 대한 비판여론에 대해 일언반구 반응도 않던 것과는 극명한대조를 이루는 현상이다.
결국 민자당의 당명개칭 포기는, 당을 세계화하고 선진국 정당과도 어깨를나란히 할수 있는 경쟁력있는 정당을 만든다던 '거창'한 작업을 국정을 책임지고 있다고 누누이 강조하던 집권당이 얼마나 무계획적, 즉흥적으로 처리하고 있나를 극명하게 보여준 하나의 奇異현상이라고 밖에 볼수 없다. "어쩌면 뒤숭숭한 민자당으로서는 당연히 있을수도 있는 일"이라는 지적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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