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대 이상의 중.장년 음악애호가들에게는 잊을 수 없는 추억과 향수를 불러 일으키는 고전 음악감상실 '녹향'(대구시 중구 화전동 대구극장 맞은편)이 시대의 변화속에서 잊혀져 가고 있다.축음기가 귀하던 46년 전문음악감상실로는 전국에서 최초로 문을 열어 귀한 음악들을 들려주었고 6.25전쟁때는 피난온 문인과 화가, 음악인들의 마음의 고향이 되기도 했던 '녹향'은 70년대 이후 사양길을 걸으면서 극심한경영난을 겪었지만 그래도 매일 아침 그자리에서 문을 연다. 48년동안 한결같이 뮤직박스를 지켜온 이창수씨(74)는 맘씨 좋은 옆집 할아버지와 같은 웃음을 띠고 낡은 의자와 구형 AR 턴테이블, 센토리언 스피커를 손질하며 손님을 기다린다. "좋은 음악을 혼자만 듣지 말라는 친구들의 권유로 음악감상실을 시작했습니다. 동호인 모임인 예육회를 만들어 1천3백여회의 감상회도 가졌고 피난시절엔 지금은 고인이 된 양주동, 류치환, 이중섭, 김진균,이점희, 양명문, 김동진, 김성태등과 시인 김종길, 신동집, 허만하씨, 성악가 김원경, 홍춘선씨, 한완상교수, 김윤환의원등이 주요 단골이었지요."이씨의 꿈은 원래 성악가였다. 대구음악학교를 다니다 악기점에 취직한 후가깝게 음악과 살아오면서 10차례나 장소를 옮겨야 했지만 음악이 있기에 행복했고, 언제나 따뜻한 마음을 가질 수 있었다.
"시인 양명문선생은 차이코프스키 피아노 협주곡 1번만 나오면 누가 있건개의치 않고 스피커 앞으로 달려나가 지휘를 했지요. 환도후 양선생은 자신의 시 '명태'를 선물로 주었었는데 그 후 명태씨가 곡을 붙여 널리 알려진 가곡이 됐습니다"
40년전의 일을 어제같이 회상하는 이씨의 얼굴에는 가느다란 아쉬움과 그리움이 스쳐지나간다.
요즘 이씨는 노래연습에 바쁜 날을 보내고 있다. 2월 14일 오후 7시에 녹향에서 '이창수 석수기념 예술가곡 독창회'를 갖기 때문이다. '가을 부인사'(임우상 작곡 박지영 작시), '고향'(정희치 작곡 박지영 작시), '그리움 하나로'(강석중 작곡 송종규 작시)등 15곡정도를 부를 이번 독창회를 준비하면서 이씨는 이미 성악가로의 꿈을 키우던 어린시절로 되돌아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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