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작품은 오래 기억에 남는 법입니다. 트란 안 홍이 메가폰을 잡은'그린파파야 향기'또한 잊을 수 없는 명화지요. 비디오점에서 다시 필름을 구했습니다. 그 섬세하고 아름다운 영상이 되살아나서 또 보고 싶었던 것입니다.이 작품은 50년대 초 베트남의 작은 도시를 배경으로 무이라는 한 여인의 운명을 그리고 있습니다. 나는 스톱과 스틸 버튼을 자주 누르면서 아주 천천히감상해 나갔습니다. 내가 본 영화 중에서 가장 대사가 적은 영화, 인물들은말이 없으며 고요히 움직입니다.문제는 트란 안 홍의 혼이 담긴 카메라 웍입니다. 그의 영상 레이아웃은 실로 천재적입니다. 카메라는 사물의 본질을 꿰뚫고 있으며, 그 표정과 가는숨결마저 섬세하고 정교하게 포착하고 있습니다. 그는 그 영상으로 말을 대신하고 있으며, 바로 그 영상으로 이어지는 이야기가 우리의 심금을 깊이 흔드는 것입니다.
나는 이작품을 다시 대형 화면으로 볼 생각입니다. 아직 이 작품을 보시지못한 분은 지금 비디오 가게로 나가십시오. 그리고 아주 천천히 좋은 화면은되돌려가면서, 더러는 스톱 버튼을 눌러가면서 느긋하게 감상하시기 바랍니다.
그러면 전쟁과 더불어 기억되는 베트남 문화의 그윽한 깊이와 무게를 만날수있을 것입니다. 그리고 우리에게는 파파야 대신 오이와 호박과 가지, 수세미의 추억이 있음을 상기하시기 바랍니다. 가장 지역적인 것이 가장 세계적이라는 말을 알고 계시겠지요. 트란 안 홍이 파파야를 무심히 보아 넘기지않았듯이 우리도 우리의 것을 소중히 되돌아 보아야겠다는 생각입니다. 또쓰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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