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외국인'제임스본드'영국민 섭섭

제임스 본드가 '국산품'을 애용하지 않아 영국민들의 실망이 크다.지난주 런던에서 크랭크인된 17번째 007시리즈 '황금의 눈'의 장비및 소품대부분이 외제로 밝혀졌기 때문이다.우선 주인공부터 영국인이 아닌점이 설왕설래의 대상이다. 새로운 본드 '레밍턴 스틸'의 피어스 브로스난은 아일랜드 출신배우. 게다가 그가 타고 나타날 최신형 자동차는 독일제 BMW. 물론 천재기사 큐의 정비실에서 영국제첨단무기를 장착한 것이긴 하지만 어쨌든 롤스 로이스는 아니다. 007 손목의레이저빔과 폭탄을 발사할 시계는 스위스제 오메가. 러시아 마피아와의 대결을 더욱 흥미진진하게 만들 컴퓨터 장비 또한 미국산 IBM.

제임스 본드가 입고 있는 양복도 런던의 고급양복가 새빌에서 맞춘것이 아니라 이탈리아 디자이너 브리오니 작품이다. 영국인들이 겨우 위로받을수 있는장신구라고는 고작 특수무기로 쓰일 파카 만년필과 노스햄튼에서 만든 구두정도. "영국차를 쓰려고 노력했지만 적절한 시기에 적당한 차를 구하기 힘들었다"며 영화제작사 이온의 흥행담당대변인은 말한다. 그래도 본드가 개인용으로 몰고 다니는 차는 영국제 아스톤 마틴이라는 점을 강조한다. 행운의 본드걸로는 스위스에서 배우겸 모델로 명성을 얻은 이자벨과 스코럽코.첩보원 006은 션빈이 맡아 열연하고 있는데 왼쪽팔에 새겨진 셰필드 축구팀문신이 눈길을 끌 것이다.

무엇보다 가장 큰 변화는 007의 상관인 M이 여자로 나온다는 것이긴 하지만이곳 사람들에게는 그리 놀라운 일이 아니다. MI5(중앙정보부)의 실제국장이이미 여성이기 때문이다.

역대 007중에서 작가 이안 플레밍의 원작이미지와 가장 닮은 배우는 바로 직전 제임스 본드였던 티모시 달튼. 누가 뭐라도 007의 전형으로 여겨지는 숀코네리는 사실상 제임스 본드역을 굉장히 싫어했다는 후문도 있다.좌우지간 영화팬들의 기대와 흥분를 돋워주고 있는 '황금의 눈'이 내년에개봉되면 지구촌 인구의 절반인 약25억명의 관람객을 끌 것이라고 제작진측은 호언장담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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